해외학계, 동일종 가능성 제기…이화여대, 분류학적 개정 권고


국제보호종으로 지정된 '수원청개구리'가 중국에서 서식하는 개구리와 동일종이라는 해외 학계의 연구결과가 나와 논란이 일고있다.<관련기사 19면>

25일 학계와 지역환경단체들에 따르면 최근 수원청개구리가 중국의 '무늬없는개구리'와 동일종일 가능성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생태학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수원청개구리는 1980년 일본 학자인 구라모토 미스루가 수원 지역에서 처음 발견한 이후 한국 일부 지역에서만 존재하는 희귀 양서류로 알려졌다. 'Hyla suweonensis'라는 한국의 지명이 반영된 유일한 학명을 갖고 있다.

환경부는 2012년 수원청개구리가 급격한 도시개발로 자취를 감추자 멸종위기야생동물 1급으로 지정했다. 세계 최대 규모 환경단체인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스위스 제네바)도 2014년 적색목록(RedList) '멸종위기종(EN)'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최근 수원청개구리가 한국에만 존재하는 개구리가 아닌 중국 일대에도 널리 서식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학계와 환경단체들을 당혹스럽게 하고 있다.

지난해 말 이화여자대학교 에코과학부 장이권(생명과학전공) 교수를 비롯한 스위스 로잔대학교·일본 히로시마 대학교·중국 과학아카데미 등은 공동으로 동아시아에 서식하는 청개구리(H. japonica)의 패턴을 연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들은 '청개구리의 복잡한 관계를 밝혀내다(간략)'라는 주제 논문에서 '수원청개구리와 무늬없는개구리가 동일종'이라는 결론을 내고, 분류학적 개정을 권고했다.

연구원들은 오래 전 중국과 한국에서 한무리로 서식한 청개구리가 빙하기 이후 해수면이 떠올라와 황해가 형성돼 '두 무리'로 변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연구원들은 다양한 분야의 계통수 연구에서 무늬없는개구리의 유전자배열이 수원청개구리와 일치한 점을 근거로 내놨다. 유전학적으로는 같은 단일 종족인 셈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총 96개의 청개구리 개체에서 DNA 샘플을 추출해 유전자분석을 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수원청개구리의 개체도 미국 NCBI 유전자 데이터베이스 기관인 '젠뱅크(Genbank)' 등에서 수집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 차례의 연구만으로 수원청개구리의 정체성을 단정 짓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수원지역 환경단체 관계자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해서 수원청개구리를 이래저래 논하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다만 여러 가능성을 놓고 많은 연구와 조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 참여했던 이화여대 장이권 교수도 해외학자들의 공동연구와 별도로 수원청개구리의 한국 고유종 증명을 위한 연구에 돌입한 상태다.

장 교수는 "현재까지 진행한 연구에서는 수원청개구리와 중국무늬없는개구리가 유전적으로 거리가 먼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좀 더 세밀한 유전자연구를 통해 이 논문을 뒤집는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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