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후보들 선거운동 한창..열정적 퍼포먼스 불구 유권자 '외면'
장미대선을 불과 2주일여 앞둔 25일 오후 1시30분께 시흥정왕시장 앞에서 만난 가정주부 이모(28)씨는 "선거운동도 이젠 아날로그가 아닌 디지털식 유세로 바뀌어야 할 것 같다"며 이 같이 말했다.
19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각 정당과 후보들의 유세전이 한창이지만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SNS나 온라인을 통한 선거운동이 확산하는데다 TV토론회를 통해서도 후보 검증을 할 수 있는 만큼 유권자들이 오프라인인 유세 현장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천정배 국민의당 공동선대위원장 등 관계자들은 5일장이 열린 정왕시장에서 시민과 시장상인들을 대상으로 안천수 후보에 대한 지지를 당부하며 열띤 유세활동을 펼치고 있었다. 하지만 한껏 달아올라야할 유세현장은 유권자들이 외면하면서 을씨년스러울 정도로 한산한 모습을 연출했다.
시장상인 김모(45)씨는 "TV토론회를 통해 지지 후보를 이미 결정했다"면서 "이젠 시민들도 길거리 유세를 달갑게 생각하지 않는 만큼 유세 형태를 바꿔 그 비용을 차라리 서민들에게 돌려주는 방향으로 전환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앞서 25일 오전 11시40분께 점심식사 직장인들로 붐비는 수원 영통구청 앞. 더불어민주당 중앙당 '엄지척 유세단'은 이날 수원을 찾아 문제인 후보에 대한 지원유세에 나섰다. 민주당 청년 당원들로 구성된 유세단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조금이라도 더 끌기 위해 열정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였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냉랭했다.
삼성전자, 인근 회사 직원들로 보이는 직장인들은 신호등 보행자신호를 기다리며 멈춰섰다 유세현장을 곁눈질 할 뿐 그대로 지나치기 일쑤였다.
간혹 유세단을 바라보던 유권자들은 이들의 퍼포먼스를 주시하기보다는 스마트폰에 올라온 대선관련 실시간 뉴스나 SNS를 응시할 뿐이었다.
삼성전자 직원인 이모(32)씨는 "젊은층은 후보자들의 정보를 인터넷과 SNS를 통해 접한다. 그만큼 선거운동도 바뀌어야 한다"며 "유세현장을 찾아 후보자들의 공약 등을 습득하는 유권자는 아마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택시기사 유모(63·용인시)씨는 "택시 손님들과 얘기를 나눠보면 대부분 TV토론회 등을 통해 후보검증을 한다고 한다"면서 "길거리 유세를 통한 선거운동은 옛말이 됐다. 때문에 유세현장에서 경쟁하는 후보들의 모습도 점점 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호·김중래 기자 thkim@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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