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줄·배변봉투 미소지" 불만 목소리 증가
"일부, 무작정 싫어하기도 … 서로 배려해야"
대학생 조선영(22·인천 계양구)씨는 이달 23일 저녁, 인천 계양구 계산국민체육공원으로 조깅을 하러 갔다가 진땀을 뺐다. 공원 운동장 한 바퀴 돌 동안 마주친 반려견이 한둘이 아니었다. 어두운 트랙 위에는 어른 손바닥만 한 강아지부터 아이 몸집만 한 대형견까지 노닐고 있었다.

조씨는 "어떤 목줄 없는 개들은 뛰는 나를 보고 따라와 짖어 엄청 놀랐다"며 "도저히 안 되겠어서 '목줄 좀 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개 주인은 '아이가 답답해한다. 좋아서 그러는 거지 물지 않는다'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더라"고 말했다.

이어 "아끼는 마음은 알아도, 조명 없는 구간도 있어 자칫 사고라도 날까 봐 달릴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계양구는 이 공원 운동장 내 반려동물 출입을 막고 있다.

봄철 바깥활동이 늘면서 인천지역 공원 곳곳에서 반려동물 소유주와 이웃 주민 간 마찰이 이어지고 있다.

애견, 애묘인 증가로 인간과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 필요성이 대두하는 요즘, 서로를 위한 배려를 고민해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인천 기초자치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공원 내 반려견 등 출입을 놓고 제기되는 불만 목소리가 작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주말 자신을 부평구민이라고 소개한 한 민원인은 부평구 온라인 민원상담란에 '부평공원 개 출입 좀 막아 달라'고 요청했다. 많은 숫자의 개들이 몰려 아이 안전은 물론 배설물로 인한 불편을 호소하는 글이었다.

대부분 지자체는 이런 갈등 해소를 위해 목줄 착용이나 배변 봉투 지참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견주가 적극적으로 애완견 관리에 나서도 일부에선 일방적으로 동물 혐오를 보이는 일도 나타난다.

주부 김선희(45·인천 부평구)씨는 "강아지를 멀리 못 가게 끈에 묶어 공원 가도 간혹 사람들이 발길질하면서 무작정 싫어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며 "어떤 이들에겐 동물이 가족과 같다는 인식이 부족한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인천시민 가운데 개나 고양이를 키우는 인구는 약 60만명으로 추정된다. 정식으로 등록된 반려견 숫자도 3만3000마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자체 관계자는 "공원도 마찬가지고, 동물 관련 민원 중엔 그냥 동물이 주변에 있는 게 싫어서 반발하는 경우도 사실 소수 있다"며 "인천에는 반려동물 주인이나 동물을 위한 공간이 별로 없기 때문에 서로 배려하는 방법 말고는 없다"고 밝혔다.

/김원진 기자 kwj7991@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