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색 1주일째 216점 나와
한푼도 안쓴 용돈 그대로
"아이 돌아온 듯 가슴 저려"
세월호 선내수색이 1주일째 이어지면서 주인 곁을 떠나있던 유류품이 속속 나오고 있다.

3년의 슬픔을 머금은 유류품들은 소유자 확인을 거쳐 하나둘 주인을 찾아가고 있다.

24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세월호 인양과 수색과정에서 나온 유류품은 지난 23일 현재 216점이다.

휴대전화, 디지털카메라 등 전자장비를 비롯해 이준석 선장의 통장 지갑, 단원고 학생의 교복과 학생증, 여행용 가방 등이 나왔다.

이 가운데 단원고 2학년 8반 고(故) 백승현 군의 여행용 가방, 지갑, 학생증, 수학여행 여비로 부모가 쥐여준 5만원 등이 참사 1103일 만인 지난 23일 엄마 품으로 돌아왔다.

백 군의 어머니 임현실(51) 씨는 "엊그제(21일) 연락이 와 토요일(22일)에 목포에 가서 승현이의 캐리어와 지갑 등을 찾아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3년 전 아이가 올라왔을 때 못찾은 아이가 27~28명인가 해서 늦게 올라와 애가 탔는데, 3년이 지났는데도 아이가 돌아온 것처럼 마음이 저리고 똑같네요"라고 울먹였다.

한 푼도 쓰지 않고 물에 젖어 돌아온 용돈은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그는 "장례 치르고 나서도 승현이가 학교에서 돌아오는 밤 10시 조금 넘으면 방에 불을 켜 놔요. 제가 어디를 가도 잠은 안 자고 와요. 애 혼자 놓고 가는 거 싫어서"라며 가슴에 묻은 아들을 그리워했다.

백군의 캐리어와 지갑이 1103일 만에 엄마 품으로 돌아온 사실은 세월호 자원봉사자 임영호씨가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가방과 지갑, 용돈 등을 찍은 사진 다섯장을 올리면서 알려졌다.

임씨는 "승현이가 수학여행을 떠난 지 1103일 만에 여행용 캐리어와 지갑이 세월호에서 돌아왔다"며 "입고간 교복과 옷가지들 그리고 지갑, 수학여행 용돈으로 쥐여 준 5만원이 한 푼도 쓰지 않고 그대로인 채…"라고 적었다.

임씨는 "대선에 묻혀가지만, 육상으로 올라온 세월호와 함께 가족을 애타게 기다리는 미수습가족분들과 계속해서 가늠할 수 없는 아픔을 겪고 있는 승현이 부모님과 세월호희생자 가족분들께 따뜻한 관심 가져주길 부탁한다"고 당부했다.

이 유품의 주인인 백 군은 참사가 발생한 지 20일 만인 2014년 5월6일 부모 품으로 돌아와 화성 효원추모공원에 친구들과 함께 잠들어 있다.

/김중래 기자 jlcomet@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