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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대한아이스하키협회


한국 아이스하키가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열리고 있는 2017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 초반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백지선 감독이 이끄는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24일 오전(이하 한국시간) 열린 대회 2차전에서 강호 카자흐스탄에 5대 2로 승리했다.

이날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1차전(대 폴란드 4대 2 승)에 이어 2연승(승점 6)을 달린 한국은 대회 중간 순위 선두로 나섰다. 

한국과 카자흐스탄, 오스트리아, 헝가리, 폴란드, 우크라이나의 6개 팀이 출전해 라운드로빈으로 최종 순위를 가리는 이번 대회 상위 2개국은 2018년 5월 덴마크에서 열리는 2018 IIHF 아이스하키 월드챔피언십(톱 디비전)으로 승격한다. 최하위 팀은 디비전 1 그룹 B로 강등된다. 

2경기 만에 승점 6점을 확보, 디비전 잔류를 확정한 한국은 이제 남은 3경기에서 '꿈의 무대'로 여긴 IIHF 월드챔피언십 승격에 도전한다. 

우크라이나 키예프를 강타하고 있는 한국 아이스하키의 돌풍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기적같은 결과다. 

2016년 IIHF 랭킹 23위의 한국은 이번 대회 최강으로 꼽히는 카자흐스과의 대결에서 승점을 따내기 쉽지 않다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었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1995년 아시안컵에서의 첫 대결에서 1대 5로 진 것을 시작으로 지난 2월 일본 삿포로에서 열린 2017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0대 4 패배까지, 카자흐스탄과 12번 맞붙어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게다가 카자흐스탄은 이번 대회 우승을 목표로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출신의 귀화 선수 5명을 포함한 베스트 전력으로 나서 승산은 더욱 희박해 보였다. 그러나 한국은 역전극을 연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장점인 스피드를 바탕으로 전방위에서 카자흐스탄을 압박하며 이변 연출을 예고했다. 

체격조건과 개인기에서 앞선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시종 왕성한 활동량을 보이며 공수지역을 가리지 않고 집요하게 달라붙어 상대를 괴롭혔다. 

카자흐스탄은 1피리어드 8분 1초 만에 NHL 출신의 귀화 선수인 나이젤 도즈(어시스트)와 브랜든 보첸스키(득점)의 콤비 플레이로 선제골을 만들어냈지만 한국은 15분 56초에 안진휘(26. 안양 한라)의 동점골로 응수했다. 

카자흐스탄은 2피리어드 들어 NHL 출신 귀화 선수들의 개인기를 앞세워 공세의 수위를 높였고 13분 25초 마틴 세인트 피에르-브랜든 보첸스키로 이어진 패스를 나이젤 도즈가 마무리, 다시 리드를 잡았다. 한국은 2피리어드까지 유효 슈팅(SOG)에서 11대 18로 열세를 보였지만 수문장 맷 달튼의 선방으로 추가 실점하지 않으며 한 점 차 승부를 이어갔다. 

그러나 한국은 3피리어드에 4골을 터트리는 무서운 집중력과 뒷심으로 기적 같은 뒤집기 쇼를 만들어냈다. 

폴란드전에 이어 눈부신 선방을 펼친 수문장 맷 달튼은 이날도 32개의 유효 슈팅 가운데 30개를 막아내며 대역전극의 토대를 만들었고 2골 1어시스트를 기록한 알렉스 플란트는 경기 MVP에 선정됐다.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한 22년 무승 사슬을 끊어낸 '백지선호'는 25일 밤 11시 2016 IIHF 랭킹 19위의 헝가리를 상대로 3차전을 치른다.

한국은 역대 전적에서 헝가리에 2승 1무 11패로 열세에 있고 IIHF 세계선수권에서는 10번 만나 1승 1무 9패를 기록 중이다. 

헝가리와의 2017 IIHF 아이스하키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3차전은 SBS스포츠에서 생중계하고, SBS 온에어와 포털사이트 네이버를 통해서 인터넷과 모바일로도 라이브 중계를 시청할 수 있다.


/이종만 기자 malema@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