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대선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송민순 문건' 파문을 놓고 5당 대선후보들이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최 TV토론에서 격론을 벌였다.

이날 밤 8시부터 KBS에서 열린 토론회는 외교·안보·대북정책 분야를 주제로 열렸다.

'송민순 문건'은 송 전 외교통상부 장관이 2007년 당시 노무현 정부가 기권에 앞서 북한에 사전 문의했다는 주장을 입증할 자료라며 문건을 제시하자 '거짓 해명'과 '색깔론' 공방이 이어져 왔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송 전 장관이 공개한 문건과 민주당의 해명자료를 보더라도 북한 인권결의안 기권 문제를 북한에 물어봤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대선 전에 국회 정보위를 열어서 확인할 용의가 있느냐"고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를 향해 포문을 열었다.

이에 대해 문 후보는 "2007년 11월 16일과 18일 상황이 담긴 연설기획비서관, 국가안보전략비서관의 녹취록이 모두 공개돼 있다"며 "더 이상 왜곡해서는 안된다"고 맞받았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국가가 위기인 상황을 헤쳐나갈 것인지 미래를 향한 토론이 돼야 한다"며 유 후보와 문 후보를 에둘러 비판했고,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거짓말 공방을 할 것이 아니라, (기권을) 결정한 것이 잘 될 것인지를 따져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과거 '돼지흥분제'를 이용한 친구의 성범죄 모의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후보를 향해 다른 후보들의 공식 사퇴 요구가 쏟아졌다.

심 후보·유 후보·안 후보는 "이번 대선은 새로운 대한민국을 여는 대선이다.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후보를 경쟁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며 홍 후보와의 토론을 거부했다.

이에 홍 후보는 "이미 12년 전 고백하고 잘못했다고 했는데 또 문제 삼는 게 참 그렇지만, 45년 전 그 사건에 대해 정말 국민께 죄송하다"며 "제가 직접 한 것은 아니지만 친구가 한 것을 못 막아서 저로서는 정말 죄송스럽다. 다시 한 번 사죄의 말씀을드린다"고 말했다.

/이상우 기자 jesuslee@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