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인들 "공정한 거래로 신뢰·명성 되찾자" 자생결의대회
▲ 21일 인천 남동구 소래포구 재래어시장에서 열린 '자생결의대회'에서 상인들이 "불량수산물 판매 금지, 저울 눈속임 금지, 전대·전매 금지"를 외치고 있다.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소래포구 재래어시장 상인들이 화재가 발생한 지 한 달여 만에 영업을 재개했다.

소래포구발전협의회는 지난 21일 자정하는 의미의 자생결의대회를 열고 재래어시장 영업을 시작했다고 23일 밝혔다. 시장의 영업 재개는 화재 발생 후 34일 만이다. 상인들은 자생결의대회에서 ▲불량수산물 판매 금지 ▲저울 눈속임 금지 ▲전대·전매 금지 ▲바가지 상행위 금지 등을 다짐했다.

김용희 소래포구발전협의회 부회장은 "화재 후 상인들이 상도덕을 지키지 못한 행위에 대한 지적이 쏟아져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며 "소래포구의 옛 명성을 되찾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는 취지로 대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상인들은 기존 좌판 자리에 파라솔 210개를 설치했다. 해수는 활어차와 인근 횟집을 통해 자체적으로 수급해야 했다. 구가 시장의 무허가 영업 문제 해결을 위해 좌판을 불허하고 전기, 해수 공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조개와 건어물을 파는 점포들은 많은 양의 해수를 확보하지 않아도 영업이 가능하나 활어와 꽃게 등은 보존이 어려워 해수가 필수적이라는 게 상인들의 설명이다.

이곳에서 장사한 지 40년째라는 신모(77·여)씨는 "당장 전기와 해수는 없어 막막하긴 하지만 한 달 넘게 장사를 못하고 있어 파라솔을 설치했다"며 "구에서 하루 빨리 해수라도 공급해줬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상인들은 매달 일정 금액을 내고 구 해수공급사업소로부터 해수를 공급 받았다. 하지만 구는 좌판 영업을 불허(인천일보 4월17일자 19면)한 만큼 다시 전기와 해수를 공급하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구 관계자는 "시장 내 설치 된 초소 현장 감시를 통해 좌판 영업을 단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인들이 장사를 다시 시작했지만, 해수 공급 없이는 영업의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문종관(논현1·2·고잔동) 구의원은 "20일 열린 의회 본회의에서 구에 전기와 해수 공급을 요청했지만 공식적으로 안 된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해수 없는 파라솔 영업은 한계가 있어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장기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구도 협의체 구성에 대해 소통 의사는 밝힌 상태"라며 "지속적인 촉구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설 예정"이라고 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