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성장' 프로젝트 9년
역사문화 유적지 탐방 교육
체험학습·수행평가 등 준비
290여명 3시간여 전원등반
도전정신·민족정기 드높여
▲ 지난 10일 수원 고색고 1학년 학생들이 역사 유적지 탐방 현장체험학습으로 인천 강화도 마니산 참성단(469.4M)에 오른 모습.
▲ 10일 고색고 1학년 6반 학생들과 교사 등이 참성단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수원 고색고등학교
9년째 '백두에서 한라까지' 백두대간 산행프로젝트에 나서고 있는 수원 고색고등학교가 이번에는 역사와 문화적 가치를 지닌 강화도 마니산 등반에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지리산 등반으로 '경주 지진 피해 성금 모금' 활동을 벌여 주목을 받은 고색고는 특색 있는 체험활동인 산행프로젝트를 꾸준히 실천하며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 있다.

# 인천 강화도 마니산에 오르다.
지난 10일 오전 고색고는 올해 처음으로 1학년 학생과 인솔 교사 등 290여명이 단국 왕검이 하늘에 제사를 지냈던 마니산 정상 참성단(사적136호)으로 등정을 떠났다.

역사와 문화를 품은 마니산을 등반하면서 도전 정신을 높이고, 민족정기를 느끼기 위해 산에 올랐다.

마니산 등반은 약 3시간에 달하는 전체 등산 코스와 등반미실시자 코스로 나눠 배려했고, 도보로 약 1시간이 소요되는 광성보 탐방을 실시했다.

3시간여에 걸친 장시간 코스에도 불구하고, 단군로를 지나 참성단(469.4m)에 오르는 동안 학생들과 교사 등 290여명의 참가자 중 단 한명의 낙오자도 생기지 않고 등반에 성공했다.

정상에 오른 학생들은 '마니산 일대 역사유적지 탐방 소감문 쓰기 대회', '강화유적지 해외홍보물 제작대회', 국어말하기 수행평가로 '인상적인 경험 말하기(3분 스피치)' 등의 체험학습과 연계한 대회 및 수행평가를 준비하기 위해 마니산 이곳저곳을 관찰했다.

체험학습 활동 중 느낀 점을 주제로 말하기 발표를 하는 3분 스피치 형식의 국어 수행평가는 학생들에게 재미있는 교육활동이 되기도 했다.

또한 1학년 체험학습에 나선 학생들을 대상으로 솔선수범, 휴머니즘 등에 걸맞은 학생을 추천받아 상을 주는 이벤트는 산행을 통해서만 느낄 수 있었던 경험을 공유할 수 있어 호응을 이끌어 냈다.

산행프로젝트를 9년째 진행하고 있는 고색고는 올해 마니산 등반에서도 교통·산행안전 수칙 등의 안전관리도 철저했다.

체력의 30%는 비축하고 무리해서 앞지르지 않기, 산행 중 한꺼번에 많이 먹지 말고 조금씩 자주 섭취하기, 등반로 외의 산행을 삼가고, 길을 잃었을 때는 계곡을 피해 능선으로 올라가기, 구조요청 시 꼭 알려야 하는 정보 등 산행안전 수칙을 꼼꼼하게 안내해 학생들이 습득할 수 있도록 했다.

고색고 최병학 교육정책혁신부장은 "자연과 함께하는 역동적인 체험활동은 학생들의 건강한 신체를 단련하고,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유적지 탐방을 통해 그 의미를 이해하고 역사의식을 높일 수 있었다"며 "산행이라는 단체 활동에서 함께하는 공동체의식과 협력·배려·책임 덕목을 키우는 인성교육의 기회가 됐다"고 말했다.

# '백두서 한라까지 산악 종주 극기캠프'

고색고는 교사와 학생, 학부모가 함께하는 '한라에서 백두까지 산악 종주 극기캠프' 체험학습을 9년 째 실시해오고 있다.

한라산에서 지리산, 설악산, 백두산까지 재학생들과 크고 작은 산악 종주에 나서면서 다양한 한계를 극복하고, 도전정신을 발휘하는 경험과 기회를 쌓고 있다.

특히 올해는 새로운 도전 목표를 설정, 마니산과 태백산으로 떠났다. 고교생활 2년 동안 학생들이 우리나라 6개 영산(靈山) 등반에 나선다.

올해 고색고의 '한라에서 백두까지 산악 종주 극기캠프'는 4월부터 시작했다.

1학년은 마니산을, 2학년은 한라산을 올랐고, 1~2학년 신청자를 대상으로 5월에는 지리산, 7월에는 태백산, 10일에는 설악산, 방학 중 백두산 등을 등반 예정으로 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고색고는 교육과정 재구성을 통해 산행을 수업과 연계한 활동으로 진행했다.

유적지에서 자신이 인상 깊었던 장소를 사진으로 찍고, 설명을 첨부해 외국인 관광객에게 소개하는 영어 홍보물 제작하기, 자기 스스로 정한 미션 수행하기, 체험학습 보고서 쓰기 활동 등이다.

이를 통해 산행프로젝트가 단순히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도전과 극기 정신, 우리나라 역사의 중요성을 인식하는데 학생들이 직접 마음에 새길 수 있는 기회와 체험활동이 되고자 했다.

특히 고색고의 지리산 종주는 특별한 의미를 담고 있다. 9년 전 학교 내 부적응 학생들을 위한 체험활동으로 일부 학생들과 산을 오르던 것이, 교육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교육공동체덕분에 산행프로젝트로 재탄생하게 됐다.

이밖에도 '백두에서 한라까지'의 모든 산행에 참여한 학생에게는 '산악 그랜드슬램(Mountain GrandSlam)'이라는 상을 주고, 지난해 지리산 종주에서는 200여명의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이 '경주 지진 피해 성금 모금' 활동을 진행하기도 했다. 참가자들이 1m를 오를 때마다 1원씩 기부했다.

고색고 정종욱 교장은 "학생들이 힘든 산행 과정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극복함으로써 자신감과 도전 정신을 고취하게 되고, 우리 민족의 혼과 정기를 이어받아 올바른 역사의식을 갖도록 하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고색고는 타 학교와 차별화된 특색 있는 교육활동을 전개하면서 전국 100대 교육과정 공모 최우수교, 창의적 체험활동 프로그램 우수교, 자율형 공립고 평가 최우수교 등으로 선정되면서, 다양한 교육성과를 인정받았다. 마을교육공동체와 함께 성장하는 학교로 변모하고 있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