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경미 경기북부장애인가족지원센터장
경기도 등록 장애인수는 2015년 기준 51만2882명이며 이 중 발달장애인은 8.5%인 4만3563명에 달한다. 또 소폭이지만 해마다 장애인수는 증가하고 있다.

지적·자폐성 장애로 대표되는 발달장애인은 장애인 중에서도 자기표현·자기결정 등의 자립역량이 부족하거나 거의 불가능하고 장애의 정도가 심한 중증장애(1~3급)이면서 다른 장애를 같이 가지고 있는 중복장애의 비율이 높은 유형이다. 최근 실시한 경기도 거주 장애인 대상 자립생활 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 신체장애인에 비해 성인 발달장애인들이 30% 낮게 자립생활을 하고 있다고 응답했으며 성인 지적장애인의 약 25%, 성인 자폐장애인의 약 12%만이 자립생활을 하고 있다.

성인 발달장애인을 위한 직업 및 진로교육, 평생교육을 제공하기에는 부족한 상황이다. 이러한 현실을 반영하듯 발달장애인의 취업률은 전국 평균 15.7%에 불과하고 특히 이들을 위한 일자리는 제조업(임가공), 사무보조 등 단순노무로 한정돼 있으며 이마저도 경증 발달장애인이 채용되고 있다.

이처럼 성인 발달장애인의 자립과 취업 문제는 장애인 당사자의 문제를 넘어 장애인을 양육하고 있는 가족의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그간 발달장애인의 사회적 자립과 양육부담을 해소하고자 성인 발달장애인의 적합 직종 및 직무개발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 결과 2012년부터 3년간 한국마사회 사회공헌사업으로 '장애청년 꿈을 잡고(Job Go) 프로젝트'를 경기북부장애인가족지원센터가 수행하게 됐다.

이 사업을 통해 발달장애인들이 바리스타교육을 받게 됐고 경기도 내 공공기관(안산시평생학습관, 구리시청, 시흥시청, 한국마사회, 안양우체국, 한국전력 등)에 '나는 카페'라는 고유 브랜드로 입점하게 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경기도 내 13개의 '나는 카페'에서 발달장애인 42명이 일을 하고 있다.

그 결과 발달장애인이 서비스 업종에 취업해 일을 하는 것이 결코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았으며 지속적으로 직무유지 교육과 심리적인 지원을 통해 오랜 기간 일할 수 있다는 확신도 갖게 됐다. 2016년부터는 발달장애인의 사회적 자립을 위한 '보조기기 사후관리 직무개발사업'을 아산사회복지재단의 지원으로 현재 약 8개월 동안 14명을 교육 중에 있다. 이들은 수료와 동시에 세척봉사단으로 지역사회 복지기관에서 수동휠체어, 전동휠체어, 스쿠터 등을 경정비(분해, 세척, 조립)하는 서비스를 진행함으로써 전문 기술 직종에 취업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에 충분했다.

교육생 중에는 이전 사업체에서 무리하게 일해 허리를 다쳐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돼 퇴직했지만 보조기기세척기술을 익히고 한국장애인고용공단의 지원을 통해 최근 서울대병원에 연계돼 정식 취업을 위한 적응훈련을 받고 있다.

향후 1달 간의 적응 훈련 이후 취업을 기다리고 있다. 보조기기 사후관리라는 다소 생소한 직무가 발달장애인에게 적합한 직종이 될 수 있도록 본 센터는 'QR코드 방식의 직무매뉴얼'을 개발하고 시장성 조사로 사후관리를 위한 비용에 대해 객관적인 기준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를 통해 더 많은 발달장애인이 취업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이제 첫 발을 뗀 이 사업이 잘 수행됨으로써 경기도 내 발달장애인과 그 가족이 더 이상 지역을 떠나지 않고 함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지속적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