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자-주민 강대강 대치
네차례 주민설명회 헛수고
공원배분 시 중재도 실패로
공원부지 위치를 놓고 주민들과 사업자간에 갈등을 빚은 수원시 KT&G 옛 연초제초장 부지개발사업이 전면 중단됐다. <인천일보 2016년 10월20일자·11월29일자 19면>

공원개발방향에 대해 최근 시가 마련한 중재(안)을 사업자인 KT&G와 주민 모두가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시에 따르면 시는 정자동(111·901번지)일대 26만6000㎡ 규모의 KT&G 옛 연초제초장 부지를 상업·주거·문화·여가·공원 등 복합공간으로 개발하기 위해 도시관리계획(대유평지구단위계획) 결정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예정부지 인근 아파트주민들은 지난해 10월부터 아파트, 오피스텔 등을 외곽에 두고 중심부에 근린공원(약 11만㎡·구성비 약 40%)을 조성하는 계획을 반대하며 시와 대립하고 있다.

주민들은 공원을 외곽에 조성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반면, KT&G는 건설 예정인 아파트가 공원을 등지는 것에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았다.

시도 마찬가지로 공원예정부지와 관련 서호천과 숙지산을 대각선 방향으로 연결하는 녹지축이 최적의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사실상 주민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시와 KT&G는 무려 4차례나 공동으로 개최한 주민설명회에서 주민들과 합의를 이끄는데 실패했다.

이에 시는 최근 부지 일부를 쪼개서 고층건물이 들어설 예정부지 외곽과 안쪽에 공원을 조성하는 중재(안)을 KT&G와 주민들에게 제시했다. 공원을 분산시켜 사업시행자와 주민들의 요구를 일부씩 해결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이마저도 사업주체인 KT&G와 주민들은 난색을 표명하고 있어 사업이 '올스톱' 상태에 이르렀다.

현재 KT&G는 개발계획변경 시 사업에 막대한 손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 시의 제시에 답변하지 않고 있고 주민들의 경우도 KT&G의 계획대로 개발되면 '난개발'이 우려된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공원을 배분하는 내용으로 합의를 이끌려 했으나 KT&G와 주민 모두 부정적인 입장을 내밀고 있다"며 "결국 주민 모두를 위한 공원이냐, 하나의 랜드마크 개발이냐의 문제라 해결 가능성을 예측할 수 없다"고 밝혔다.

KT&G 관계자는 "주민들이 개별적으로 불만이 많기 때문에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며 "최대한 합의점을 찾으려 한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imh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