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란 남양주경찰서경장
지난해 10월 아들과 실갱이를 벌이다 자신의 몸에 휘발유를 붓고 불을 질러 집의 일부가 화재로 타버린 주거지에서 갈 곳이 없어 아들이 사라진 공간을 멍하니 바라보며 끔찍한 기억과 함께 고통스런 생활을 이어가는 가족이 있었다.

이들은 연로하여 머리가 하얀 유족들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새까맣게 타버린 집만 하염없이 바라보며 넋을 놓고 있으면서도 문득 그 때의 충격과 두려움에 지금도 몸서리를 치곤 한다.

이에 남양주경찰서 김충환 서장은 피해자 가족들을 위해 전담 경찰관을 현장에 투입했다.
가족들의 정신건강치료는 물론 관내 청소업체와 연계해 피해현장의 버려진 폐기물과 악취 제거, 소독 등 400여만원 상당을 지원하는 등 지난해 총 5건(살인미수 1건,방화 4건)의 현장에 1570만원을 들여 현장정리를 지원했다. 경찰은 살인, 강도, 방화 등 강력 범죄로 피해자의 주거지 등이 훼손되었거나 혈흔 또는 악취 등 오염이 발생해 일상적인 청소만으로 원상복구가 어려운 경우 사건 초기단계에서 피해자 또는 유가족을 대신해 현장을 정리해주는 '강력범죄 피해 현장정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피해자 전담 경찰관은 앞으로도 강력범죄 피해로 인해 편안함을 줘야 하는 주거지가 두려움의 장소가 되지 않고 피해자가 일상생활에 하루빨리 복귀할 수 있도록 현장정리 제도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아울러 피해자 보호 및 지원을 위해 무료건강검진 바우쳐 쿠폰 제공, 2차 피해발생 예방을 위한 신변보호 제도 등 다방면적으로 피해자 지원에 주력할 예정이다.

피해자전담경찰관의 이러한 노력으로 범죄의 피해와 두려움에 떨고 있는 모든 범죄피해자들이 현재의 시련을 큰 뿌리로 삼아 굳건히 일어날 수 있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