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의 지상파 민영방송국 OBS가 14일 13명 해고를 강행하고, 노조는 이에 맞서 대주주퇴출 투쟁에 들어가면서 상황이 심각해지고 있다.

OBS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자체프로그램 제작 감소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개국 초기 17개였던 자체제작 프로그램은 3개로 대폭 줄었고 제작인원도 크게 감소했다. OBS는 사실 수년 전부터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민영미디어랩 실행에 따른 광고수주의 감소, 잦은 인사교체에 따른 불안정한 방송편성 등 설상가상의 살얼음판을 걸어온 것이다. 그러다 보니 1400억원의 자본금을 대부분 소진했고 경영책임자와 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 이는 결국 콘텐츠의 하락으로 이어져 악순환의 고리를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좀처럼 탈출구가 보이지 않는 OBS의 입장은 충분히 이해한다. 그렇다면 그것은 누구의 책임이란 말인가. OBS노조는 경영진이 지난해 영업현금 흐름상 61억원의 흑자를 냈으며 연간 최소 60억원의(가입자당 50원 기준)순익을 얻을수 있는 지상파 재송신료(CPS)도 방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쉽게 말해서 경영개선을 위한 노력은 전혀 하지 않은 채 손쉽게 직원들을 정리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는 것이다. 경영 위기를 의도적으로 만들어 노조를 파괴하고 방송을 장악하기 위해 경영난을 명분으로 내세웠다는게 노조의 주장이다.
확실한 것은 노조에 비해 회사의 태도가 상당히 소극적이란 사실이다. 노조는 최근 OBS 정상화를 위해 대주주 감자 후, 노조원들의 퇴직금 출자 전환(59억원)을 공식 제안했다. 직장인들의 전부인 퇴직금을 내놓겠다고 한 것이다. 노조의 주장이 옳을 수만은 없을 것이며 회사도 할 말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해서 회사가 어떤 입장인지 명확하게 답을 해줘야 한다.

방송은 공기나 물과 같은 '공공재'라고 봐야 한다. 공익을 위해 우리 사회에 기여해야 하는 것이 OBS 존재이유인 것이다. OBS는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공익적 민영방송'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노사 모두가 인천경기지역 1600만 시청자들만 보고 입장을 정리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