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대통령 선거전의 공식 선거 운동이 막을 올렸다. 앞으로 3주일여의 시간이 대한민국의 앞날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이번 대선은 우리가 처음으로 경험하는 대통령 탄핵에 따른 조기 선거다. 누가 당선되든 승리의 기쁨을 추스를 사이도 없이 내우외환의 수습에 직면해야 한다. 한반도를 둘러싼 안보 위기는 초시계처럼 경보음을 울리고 있고 경제는 20년 전 외환위기 당시를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적지 않은 국민들은 저마다 잘났다고 떠들어대는 선거판을 보면서 마음이 무겁다. 양강 구도니, 2강 2약 구도니 하지만 면면을 뜯어보면 물가에 내놓은 아이들을 보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누구 하나 제 목소리로 국민들을 설득하려 하는 후보도 찾아보기 힘들다. 충청도를 가면 호남 표심이 걱정이고 청년층에 다가 가려다 황급히 노인들 눈치를 본다. 오직 표심 눈치밖에 모른다. 그러니 내용도 제대로 모르면서 4차 산업혁명을 낭독하고 목전의 안보위기에 대해서는 "어쨌든 원만히 해결 하겠다"는 답을 내놓는다. 그 잘 나가던 대한민국호가 끝이 보이지 않는 리더십 부재의 컴컴한 터널에 들어선 느낌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정확히 국가 리더십의 실종 시기와 일치했다. 그러나 이제 일본의 대학 졸업생들은 "어느 회사를 택해야 하냐"며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그 차이는 딱 하나, 국가 리더십의 수준 차이다.

이번 선거에도 수천억원의 국민 혈세가 퍼부어진다. 그게 아까워서라도 우리 유권자들은 다시금 마음의 문을 여며야 한다. 한 나라 지도자의 수준은 결국 그 국민의 수준이라 하지 않는가. 어느 선거에서나 그랬지만, 아직까지 표심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중도 표심의 향방이 더욱 중요해진 이번 선거다. 그들이 대한민국호의 방향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마음을 잡지 못했다면 새삼 서두를 것도 없다. 5월 8일까지 '매의 눈'으로 날뛰는 후보들을 지켜 보면서 최후로 차선을 택하면 된다.

하나 더, 지켜보되 우리가 그간 실패한 경험도 되새겨 보자. 나라 곳간도 못 지켜 외환위기를 불러 올 인물은 아닌지, 아들, 형님, 사돈의 팔촌까지 설치면서 한몫 챙길 가능성이 있는 후보는 없는지, 구중궁궐에 박혀 대면보고는 필요 없다고 할 사람은 없는지, 진영 논리에만 빠져 나라와 국민을 함께 핍박할 후보는 없는지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