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삼성블루윙즈 홈구장인 '빅버드'에서 4분 16초 동안 침묵이 흘렀다.

이날 경기전 3년 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리는 축구 팬들의 '기억하기'였다.

수원 삼성은 16일 '빅버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KEB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6라운드 광주FC와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목말라하던 시즌 1승이 또 무산됐다.

이로써 수원삼성은 시즌 6전5무1패에 10위를 기록했다.

또 득점은 5점에 실점은 7점으로 극심한 골가뭄을 겪고 있다.

이날 경기는 세월호를 기억하기 위해 조용한 경기였다.

경기 전 수원 팬들은 여느 때처럼 소리 높여 응원했다.

그러나 킥오프와 함께 수원의 서포트 그랑블루는 아무런 응원도 펼치지 않다.

북소리와 하나된 목소리가 사라진 빅버드는 조용했다.

팬들의 산발적인 목소리가 들릴뿐이었다.

전반전 4분 16초가 지나자 "수원 블루윙즈!"라는 구호가 북쪽 관중석에서 터져나왔다.

이날은 진도 앞바다에서 좌초된 세월호 사고의 희생자 3주기다.

4분 16초의 침묵은 2014년 4월 16일을 기억하기 위한 수원 팬들의 방식이었다.

이전까지 시즌 개막 뒤 5경기에서 승리가 없는 수원은 그 어느 때보다 승리가 간절했었다.

그러나 축구 경기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수원 팬들은 선수들에게 응원의 목소리로 승리를 응원하기 보다, 침묵으로 불의의 사고로 우리 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려고 했다.

이날 침묵은 구 팬들만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추모식으로 기억됐다.


/김창우 기자 kc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