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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사람들이 무의식중에 품고 있는 사회적 편견을 빠른 속도로 학습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13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조애너 브라이슨 영국 배스대 교수 등은 이런 우려를 담은 논문을 과학저널 사이언스에 게재했다.

논문은 언어를 구사하는 인공지능에 접목된 '워드 임베딩'(word embedding)에 초점을 두고 연구를 진행했다.
 
워드 임베딩은 사람이 입력하는 표현이나 형태가 달라도 연관성을 따져 적절히 응답하도록 하는 기술이다.

연구에 참여한 아바인드 내러야넌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는 "컴퓨터가 언어를 이해하도록 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한 기술"이라고 대상으로 고른 이유를 설명했다.

워드 임베딩은 가장 자주 함께 등장하는 말을 조사해 이를 토대로 언어를 구성하는 까닭에 사전적 정의를 초월한 문화, 사회적 맥락을 담는다.

이를테면 '꽃'은 여러 유쾌한 단어, '벌레'는 여러 불쾌한 단어와 통계, 산술적으로 연관돼 개별 사물에 대한 일반적 견해가 생긴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인간의 심리실험에서 나타나는 편견이 워드 임베딩을 통해 인공지능에 신속하게 학습된다고 지적했다.

인공지능은 '여자'를 예술이나 인문계 직업, '남자'를 수학이나 이공계 직업과 연결하는 경향을 노출했다.

나아가 유럽계 미국인의 이름을 '선물'이나 '행복'처럼 긍정적인 단어,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이름을 상대적으로 자주 불쾌한 단어와 연결하는 조짐도 확인됐다.

산드라 와처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세상, 역사자료에 편견이 있는 까닭에 이런 결과가 놀라울 것은 없다"고 말했다.

논문의 저자인 브라이슨 교수는 "인공지능이 우리의 편견을 배울 뿐"이라며 "도덕 제어장치가 없는 인공지능은 위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디언은 일상의 결정을 전산에 위탁하는 추세가 점점 짙어지면서 현재 존재하는 사회적 불평등이나 편견이 새롭고 예측할 수 없는 방식으로 강화되고 있다고 해설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워드 임베딩의 다음 단계는 상식, 논리처럼 인간 능력을 자체적으로 발전시키는 기계와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 일부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