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추천곡은 내가 더 좋아해"
▲ 보컬 택우(왼쪽)와 기타리스트 정기수.
▲ /사진제공=오추프로젝트
보컬 택우·기타리스트 정기수 찰떡궁합
2014년 데뷔 … 오늘 신곡 발표
"인천, 버스킹 장소 부족해 안타까워 … "

우리 동네에서 음악깨나 한다는 두 오빠가 여심 잡으러 떴다. 매력적이고도 독보적인 보이스의 택우와 하드코어, 메탈, 알앤비 밴드 등 다양한 장르를 섭렵한 기타리스트 정기수. 찰떡궁합 두 명이 선보이는 무대는 그야말로 10점 만점에 10점.

"우리 요즘 좀 핫(Hot)하거든요!" 노래면 노래, 입담이면 입담. 친한 동네 오빠 같은 인천 출신 어쿠스틱 인디밴드 '오추프로젝트'가 13일 신곡을 발표한다. '많은 사람에게 오늘의 추천 곡은 오추프로젝트의 노래이기를 바란다'는 두 남자를 만났다.

"'내가 더 좋아해'. 제목 그대로에요, 내가 더 많이 좋아한다는."

그동안 오추의 음악은 장난스러운 노랫말과 가벼운 듯 귀에 쏙쏙 박히는 멜로디로 팬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이번엔 처음으로 달달하면서도 진솔한 사랑의 감정을 담았다.

"좋아하면 내가 더 좋아서 괜히 맘 졸이고 그러잖아요. 사랑하는 남자가 내가 더 많이 좋아한다고 땡깡부리는 노래에요." (택우)

거기다 그동안 쓰지 않았던 기타 주법으로 멜로디를 이끌어 가 오추프로젝트의 새로운 면모를 보였다.

"'등드다닥'하는 아르페지오 주법을 주로 썼는데 이번엔 일명 '정기적금'이라고 불리는 색다른 퍼커시브 주법을 써 봤어요. 훨씬 더 세련되고 산뜻한 느낌이더라고요." (정기수)

인터뷰 내내 진담과 농담을 넘나들며 혼을 쏙 빼놓을 만큼 이들은 유쾌했다. 정기수의 말문이 막히면 택우가 그 순간 공백을 채우며 대화를 이어갈 만큼 환상의 호흡을 자랑했다.

"우리는 한 마디로 '단짠단짠'이에요. 서로 다른 매력으로 팬들을 홀리죠. 서로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줘서 우린 '완전체'에요."

오추는 지난 2014년 싱글 앨범 'Have Hope'로 데뷔했다. 처음엔 택우의 주도로 4인이 만나 음원만 발매하며 활동하다 직접 팬을 만나고 음악 수준을 더욱더 끌어올리고픈 마음에 포지션에 맞게 팀을 꾸리기로 했다.
그렇게 기타리스트 정기수가 합류하고 음악적 견해차로 멤버 두 명이 탈퇴하면서, 현재의 2인 체재로 활동하고 있다.

오추의 가장 큰 매력은 지극히 현실적이라 공감할 수밖에 없는 '가사'에 있다. 음악을 듣다보면 가사 속 남녀 간의 이야기가 어느새 내 이야기처럼 귀에 박힌다. 이들은 일상에서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하고도 미묘한 감정까지도 노래로 풀어내 듣는 이들의 감정 세포를 꿈틀거리게 만든다.

"가사는 전적으로 택우가 쓰는 편이에요. 5년 전 쯤인가 '나는 작사가다'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상을 받을 정도로 실력 있는 친구죠. 항상 매 순간의 느낌을 메모하면서 있는 그대로를 글에 담아내는 훌륭한 재능이 있는 친구에요." (정기수)

"최근엔 '먹기나 해'라는 곡을 썼어요. 말 그대로 걱정 없이 그냥 먹기나 하라는 내용인데 특히 여성분들이 호응이 좋더라고요. 이런 일상적인 가사가 저도 팬들도 좋아하는 것 같아요." (택우)

자칭 '핫한 밴드'라는 오추는 주로 홍대 클럽과 한강공원에서 팬들을 만난다. 그러면서도 각각 부평고와 계산고를 졸업한 택우와 정기수는 고향에 들러 '집밥'을 먹지만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하다.

"솔직히 인천에서 버스킹 할 장소는 한정돼 있어요. 그나마 부평 문화의 거리나 구월동 로데오인데 여기마저도 상인들이 난색을 표하거나 취객 등이 많아서 공연하기 좋은 환경은 아니에요." (정기수)

"이왕이면 우리 동네에서 팬들 만나고 음악 들려드리면 좋죠. 고향이라 애착도 가고…. 그런데 버스킹 공간이 부족해서 안타까운 마음이 커요." (택우)

올 2017년은 새 음원이 발표된 만큼 오추에게 의미가 큰 한 해이기도 하다. 현재의 인디신을 존재하게 한 롤링홀 소속의 뮤지션으로 새 출발을 하는 첫 해이기 때문. 그동안 이들의 공연이 입소문을 타 홍대 기획 공연에 자주 초청받았고, 이들을 눈여겨 본 롤링홀은 러브콜을 보냈다.

"감회도 새롭고 각오도 남달라요. 지금의 여세를 몰아서 정말 인기 많은 밴드가 되고싶어요. 결국 팬들의 사랑이 저희를 음악하게 하는 힘이니까요." (택우)

"사람들이 자기 말 들어주면 좋아하듯 우리 노래를 많은 분들이 들어주시고 또 먼저 찾아주는 밴드가 됐으면 좋겠어요." (정기수)

이들의 목표는 '전 세계 전 우주인이 들어주는 노래를 만드는 것'이란다. 자신들을 '우주최강발랄유쾌한 밴드'라고 소개하는 두 남자의 생기 넘치는 모습과 당찬 목소리에서 수많은 팬들에 둘러싸여 노래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글·사진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