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계동 장어' 운영 이근명씨, 참가자 신청받아 1㎞당 2000원씩 받고 무료식사 제공
"꾸준히 달리며 나누고 있습니다. 봉사요? 그게 아니라 그저 함께 살아가는 휴머니즘이지요."

인천 연수구에서 장어식당을 운영하는 이근명(53·사진 가운데)씨. 그는 지난달 26일 문학경기장에서 개최된 제17회 인천국제하프마라톤대회의 특별한 참가자였다. 그는 마라톤 참가자들로부터 신청을 받아 참가 거리 1㎞마다 2000원을 기부 받고, 자신의 식당에서 무료로 식사를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참가 선수들은 기부하는 동시에 식사를 대접받을 수 있어 '일석이조'였다. 그는 그렇게 한푼 두푼을 모아 옥련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에 전달했다.

"항상 하는 일이예요. 작년에도 마라톤 대회에 이런 식으로 참석했지요. 이거 말고도 2015년 5월 개업 이후부터 이곳저곳에 기부하고 있지요."

그는 뇌경색으로 1년이나 몸의 절반이 마비돼 병석에 누워있던 환자였다. 2012년 한 종합병원에서는 그에게 회복불가 판정을 내리기도 했다. 그는 기적적으로 회복한 뒤부터 건강을 지키기 위해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건강이 전부는 아니었다. 마라톤에 기부를 더하면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무엇보다 함께 살아가자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렇게 시작된 기부는 올해 2년째를 맞이했다.

그는 범죄 피해자를 지원하는 연수경찰서 엔젤코인 프로젝트에도 함께 하고 있다. 손님 동의를 받아 매월 15일 매출의 2%를 프로젝트에 기부하는 형식이다. 그는 옥련2동 복지위원도 맡고 있다.

그는 어르신들을 잘 모시는 사람으로도 유명하다. 호국보훈단체에서 활동하는 분이 식당에 오시면 가능한 극진히 대접한다. 그는 이런 분들이 우리의 '뿌리'라고 했다.
"우리 사회가 뿌리를 잊고 사는 듯해요. 사실 나라를 지켜도 대접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지요.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위해서라도 그런 분들을 잊으면 안 되지요."

그는 마지막으로 "정이 넘치는 훈훈한 지역사회를 만드는 데 힘이 되고 싶다"라며 "앞으로도 기부를 계속 이어가겠다"라고 말했다. 옥련2동은 이 씨가 기부한 돈을 도움이 필요한 저소득층 가정에 전달할 예정이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
/사진제공=옥련2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