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사람이 담은 지역 이야기 가득
▲ 강화군 송해면 대산리에서 철조망과 바다를 바라보며 길이 끊어진 지점 . /사진=강화 아마추어 사진가 작품
▲ 허용철 편집주간
인천민족예술인총연합 강화지부·전국교직원노조 강화지회 2009년부터 연 1회 발행


가깝지만 조금은 먼 강화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지역 이야기로 가득한 <강화시선>은 2009년부터 매년 11월 말~12월 초 연 1회 발간된다. 올해 발행될 9호에선 광장촛불 이후 지역사회의 대응과 변화를 심층적으로 다뤄볼 예정이다.

인천민족예술인총연합 강화지부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강화지회는 강화의 현재이며 미래를 만들어 갈 군민들의 삶을 교육과 문화·예술의 시각으로 살펴보고자 <강화시선>을 창간했다.

<강화시선>은 강화군민의 삶 이야기를 전하는 '강화를 닮은 사람들', 어린이부터 노인까지 다양한 세대·직업·성별의 사람들이 본 강화를 사진으로 담은 '이미지 강화', 문학·미술·건축 등을 다루는 지역 예술인의 작가 노트 '창작일기', 강화에서 특히 귀한 20대의 생활과 고민, 생각을 듣는 '젊은 시선', 지역 현안을 생태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시선 2017', 지역 행사와 프로그램을 소개하는 '문화&현장' 등으로 채워진다.

특히 '강화를 닮은 사람들'은 독자들의 호응이 높다. '사람이 지역이고 지역은 사람으로 완성된다'는 취지로 시작된 만큼 이웃의 이야기를 담아 지역의 냄새가 짙게 배어 있기 때문이다.

편집진은 강화가 중심이기에 필진 역시 강화 사람으로 채우자는 원칙을 지키고 있다.

허용철 편집주간은 "사실 특정 주제에 대한 전문가를 찾기가 힘든 부분이 많다"며 "한때는 강화 사람을 필자로 키우자는 논의도 있었다"고 말했다.

<강화시선>의 자문위원은 김순래 전 강화갯벌센터 대표, 김애영 국악인 겸 문화활동가, 이광구 지역활동가, 유상용 공동체 활동가 등 총 4명으로, 이들은 모두 편집위원을 거쳤다. 허용철 편집주간과 건축가 강신천, 국악인 노광훈, 국어교사 박두원·안용석 등 5명이 편집위원을 맡고 있다.

<강화시선>의 최종 목표는 민예총과 전교조 등 단체를 떠나 온전히 강화 지역인의 자발적인 참여로 잡지를 꾸리는 것. 또 현재는 약 800부를 발행하지만 부수를 늘려 연 2회 발간하는 게 이들의 바람이다.

강화는 선사시대의 유물과 고려시대의 유적, 근대의 다양한 건축물이 있는 우리 역사의 축소판이라는 자부심을 담아 잡지를 꾸려갈 예정이다.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



[인터뷰 / 허용철 편집주간] "자부심 가질 만한 잡지로 만들고파"

"강화의 삶과 문화를 담아내는 따뜻한 그릇을 빚는다는 생각으로 잡지를 만듭니다."

강화민예총 지부장이자 화가인 허용철 편집주간은 지역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으로 창간호부터 주간을 맡고 있다. 그는 <강화시선>을 '강화에 대해 공부하려면 꼭 봐야할 잡지', '우리 지역에 이런 책이 있다며 자부심을 가질만한 잡지'로 만들고 싶다.

"강화의 역사와 사상, 자연환경에 관한 자료는 많지만 주민들의 현 주소를 짚어주는 책은 드물다"며 "그렇기에 더 열심히 발로 뛰며 한 장 한 장을 채우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강화시선>의 취약점이기도 한 독자층과 발행부수에 대해서도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 중 하나다. 잡지 전성시대가 오래전에 끝난데다가 발행부수와 배부처가 아직은 적기 때문이다.

허 주간은 "인쇄물이 갖는 고유한 가치가 있다"면서도 "시대에 맞게 전자책(E-book)을 활용해 더 많은 이들에게 <강화시선>을 알릴 계획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잡지의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강화의 구석구석을 담는 만큼 애착이 가지 않는 코너가 없다. 그 중 '젊은 시선'은 그가 생각하는 <강화시선>의 킬러콘텐츠다.

"주민 대부분이 노인인 이곳에서 젊은 친구들의 목소리를 싣는다는 것은 신선하고도 소중한 자산"이라고 말했다.

"평범하면서도 성실하게 살고 있는 강화 사람들의 보통 이야기를 특별하게 조명해 강화의, 강화를 위한, 강화에 의한 책을 만들겠다고 감히 약속드리겠습니다."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