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 세척·방역·검사 후 미수습자 수색 돌입키로
'객실 직립' 방식은 유보
▲ 세월호가 반잠수식 선박에서 빠져나와 육상에 완전히 올라온 9일 전남 목포신항에서 세월호가 모듈 트랜스포터 600축에 실린채 부두에 거치돼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가 육지로 올라왔다.

해양수산부 세월호현장수습본부는 9일 목포신항 브리핑에서 세월호 육상 이동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오후 5시 현재 세월호의 전체 길이 145m 중 대부분이 목포신항 철재부두 위로 올라왔다.

세월호 참사 1089일 만이자, 지난달 25일 세월호를 반잠수식선박에 올린 지 보름만, 목포신항에 도착한 지 9일 만이다.

세월호는 반잠수식 선박에 특수 운송장비인 '모듈 트랜스포터'(Module Transporter) 600대가 진입해 선체를 들어 올린 상태에서 이동된다. 모듈 트랜스포터가 세월호를 들어 올려 육상으로 200m가량 나오면, 반잠수식 선박에 있던 기존 세월호 거치대를 철재부두의 정해진 위치에 설치하고 모듈 트랜스포터를 세월호 선체의 객실이 육지 쪽을 향하도록 90도 회전한다.

현재 세월호의 무게는 약 1만7000t 내외로 추정돼 모듈 트랜스포터가 무게중심을 잃지 않도록 매우 천천히 움직이고 있다.

해수부는 이날 작업이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하고, 목포신항 철재부두의 넓은 반경이 필요하기에 작업지점에 가로 300m, 세로 300m의 통제라인을 설치했다.

세월호 육상거치가 완료되면 선체 세척과 방역작업, 안정도 검사 후 미수습자 9명을 찾기 위한 선내 수색이 시작된다.

이철조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은 "세월호가 모듈 트랜스 포터를 통해 육상으로 옮겨진 뒤, 철재 부두 거치대에 내려 놓이면 인양은 공식종료된다"고 말했다.

9명의 미수습자 수색 방식은 구체적으로 확정되지 않았다.

해수부와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는 세월호 선내 CCTV로 파악한 미수습자들의 동선과 미수습자를 마지막으로 봤다는 생존자의 증언 등을 참고해 미수습자가 있을 확률이 높은 지역부터 집중적으로 수색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미수습자 가족과도 미수습자가 존재할 것으로 추정되는 장소를 협의하고 있다. 선체조사위는 미수습자 가족들의 최종 의견을 검토하는 대로 해수부에 선체 수색안을 제시할 계획이다.

당초 해수부가 검토하던 '객실 직립' 수색 방식은 유보됐다. 선체조사위와 세월호 유가족들이 선체를 지나치게 훼손해 세월호 침몰에 대한 정확한 진상조사를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강하게 제기했고 부식 속도가 빠른 선체를 절단할 경우 붕괴 위험마저 있기 때문이다.

향후 실제 수색은 20명이 넘는 특수 해양경찰, 119 소방 구급대원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미수습자 신원 확인팀도 해경과 국과수 직원들로 구성돼 현장에서 대기하고 있다.

이밖에 세월호 침몰 원인을 조사하는 작업도 사실상 시작됐다. 선체조사위가 자문하기로 한 영국 감정기관 '브룩스 벨'(Brookes Bell) 관계자 2명은 지난 8일 세월호가 올려진 반잠수식 선박에 올라타 세월호 선체 외관을 검증했다. 향후 브룩스 벨은 심층 조사 후 공식 보고서를 선체조사위에 전달할 예정이다.

9일까지 추가 수습된 뼛조각 및 유류품 수거는 없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