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0㎞에 이르는 해안선과 168개의 아름다운 섬 등 바다와 관련된 역사, 문화, 생물자원이 넘쳐나는 동북아 거점 해양도시 인천이 국립해양박물관 건립에 나서고 있다. 인천시는 국립해양박물관 인천 건립 사업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수도권 2500만 주민들을 대상으로 100만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사진제공=인천시
▲ 인천 해양박물관 조감도
삼국시대부터 외국과의 교류가 시작된 곳, 고려시대 여몽항쟁과 강화천도, 러일전쟁, 인천상륙작전 등 고비마다 치열한 역사의 현장이었던 인천에 국립해양박물관이 들어설 수 있을까? 130㎞에 이르는 해안선과 168개의 아름다운 섬 등 바다와 관련된 역사, 문화, 생물자원이 넘쳐나는 동북아 거점 해양도시 인천이 15년만의 숙원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인천시는 5월 해양수산부에 국립 인천해양박물관 건립을 건의할 계획이다. 정부기관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인천해양박물관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 결과 비용 대비 편익비율(BC) 값은 1.20이 나왔다.

▲경제성 충분, 인천이 최적지
인천시가 해양 분야 정부기관인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의뢰한 인천해양박물관 건립 타당성 조사용역 결과 비용 대비 편익 비율(BC) 값은 1.20이다. 보통 1.00을 넘으면 경제성은 충분하다고 본다. 올 하반기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 선정되면 내년 예타 조사가 진행된다. 이 조사에서 1.0 이상이면 사업이 성사된다.

용역 결과 해양박물관이 인천에 유치될 경우 지역경제 파급효과는 2529억원, 취업 유발 효과는 1590명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박물관은 지상 4층, 연면적 2만2500㎡ 규모로 계획되고 있다. 정부 사업으로 확정되면 국비 1315억원을 들여 전시와 교육, 체험 중심의 종합 박물관으로 지어진다. 준공 예상 시점은 2023년이다.

시는 해양박물관 건립을 위한 범시민 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해양·교육 분야 기관이나 단체를 중심으로 해양박물관 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수도권 2500만명 주민을 대상으로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예상후보지로는 월미도 갑문매립지가 꼽힌다. 갑문매립지는 주변 월미공원·한국이민사박물관과 가깝고, 바다를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한국이민사박물관, 월미문화의거리 등 풍부한 볼거리와 즐길거리, 월미공원 월미전망대에 이르는 산책로 등 다양한 관광객 유인 요소가 있어 박물관 건립이 이루어지면 국내·외 방문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속도로와 지하철역이 비교적 멀지 않으며 버스 등 대중교통을 통한 접근성 또한 양호한 편이다.

여기에 인천국제공항 3단계 확장과 인천국제여객터미널 준공에 따라 증가할 인천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우리의 찬란했던 해양역사를 알리는 동시에 관광객 유입에 따라 주변권역의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천은 삼국시대부터 외국과의 교류가 시작된 곳으로 고려시대 여몽항쟁과 강화천도, 러일전쟁, 인천상륙작전 등 중요한 역사의 현장이었다. 1883년 개항이후에는 동북아 거점 해양도시의 역할을 해 오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항만과 130㎞의 해안선, 168개의 보물섬 등 풍부한 해양자원을 가진 도시로서 해양박물관 입지로는 최적이라는 평가다.

현재 국가에서 운영하는 해양관련 박물관이나 과학관 등은 부산·포항·울진·목포·서천 등에만 있으며, 전 국민의 절반이 거주하고 있는 수도권에는 해양관련 박물관이 전무한 실정이다.

시는 해양역사와 해양문화를 종합적으로 전시, 교육, 체험할 수 있는 해양박물관을 건립해 우리 국민의 해양에 대한 관심을 증대시키는 한편 '21세기 수도권 해양교육 거점시설'로 활용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2002년부터 15년간 추진해온 숙원사업인 해양박물관 건립 사업을 이번 기회에 반드시 확정짓고, 이를 통해 해양주권 회복, 해양문명도시 인천 건설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시민의 뜻 모은다.
인천시는 국립해양박물관 인천 건립 사업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 형성을 위해 수도권 2500만 주민들을 대상으로 100만 서명운동에 돌입했다.

시는 시민사회단체 모임인 시민소통네트워크와 학부모 단체인 인천녹색어머니연합회를 주축으로 해양박물관 건립 범시민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인천시교육청을 비롯한 10개 군·구 등 유관기관·단체의 협조를 받아 서명운동과 함께 학교대상 방문 의향서 접수 등 적극적인 홍보활동도 벌이고 있다.

인천시청, 군·구청 민원실과 읍·면·동 주민센터에 서명부를 비치해 서명운동을 27일까지 진행한다. 시 홈페이지에 온라인 서명운동 코너(http://www.incheon.go.kr/app/signBoard)를 개설해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을 통한 서명운동도 벌인다.

시는 해양박물관이 수도권 2500만 주민을 위한 시설인 만큼 서울과 경기지역에서도 서명운동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서울과 경기지역 주요 도심에서 가두서명을 실시하고, SNS를 적극 활용해 온라인 서명운동의 참여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서명운동과 함께 학교를 대상으로는 방문의향서를 접수 받는다. 방문의향서는 해양박물관의 위치, 규모, 전시 콘텐츠 등 기본구상을 설명하고, 해양박물관이 개관할 경우 현장학습이나 체험학습을 올 의향이 있는지 여부를 묻는 것이다.

시는 수도권 인근에 해양관련 교육과 체험시설이 전무하고, 많은 시민들이 수도권에 만족도 높은 체험학습시설이 부족하다고 인식하는 만큼 긍정적인 답변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별화된 콘텐츠…인천만의 고유한 특색 잘 살려야
부산의 경우 국립해양박물관이 2012년 7월, 충남 서천은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이 2015년 4월부터 운영 중이다. 그리고 경북 울진은 국립해양과학교육관이 2020년 준공 예정이다. 하지만 전 국민의 절반에 가까운 약 2500만 명이 거주하고있는 수도권에서는 해양관련 국립시설이 전무한 상태다.

인천은 2002년 정부의 해양과학관 건립 공모를 시작으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15년이 넘게 해양관련 교육시설을 건립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국비확보, 민자유치, 경제성 확보 등 여러 가지 벽에 부딪혀 번번이 좌절한 경험이 있다.

인천 해양박물관(조감도)이 수도권 해양교육의 거점시설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해양박물관의 내용, 즉 콘텐츠가 중요하다. 인천 해양박물관 건립의 당위성을 입증하기 위한 차별화된 콘텐츠로 구성해야한다. 단순히 눈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온몸으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체험시설들을 갖추고, 인천만이 가진 고유한 특색을 잘 살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2012년 인천 영흥도 해역에서 수중탐사를 통해 고대선박의 잔존체 발굴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배는 우리나라 무역선 중 가장 오래된 것으로 통일신라시대 무역선의 구조와 무역항로의 중요한 연구 자료가 되고 있다. 영흥도선의 발굴은 인천이 고대부터 현대까지 한국 및 동아시아 해양 무역의 중요한 구심점임을 입증하고 있으며 출수품 포함 870여점이 현재 목포에 있는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에 보관중이다.

1883년 개항한 인천은 항만ㆍ해운사 관련 다양한 사료를 보유 하고 있으며, 지리적 환경적으로는 세계 최대의 조수간만의 차로 인해 다양한 생물 종이 서식하고 있다. 세계5대 갯벌에 속하는 인천의 갯벌은 그야말로 해양생물의 보고이다. 그리고 섬과 만으로 이루어져 해양의례, 설화, 민요, 문학 등 인천만의 특징을 가진 민속생활사를 가지고 있으며, 이 또한 해양박물관의 중요한 콘텐츠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칭우 기자 ching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