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수동 음악카페 CCR대표 박철희씨
2013년부터 운영 … LP판 1만여장 최고 음질로 들려줘

"자, 이번에 들려드릴 곡은~"
7080세대의 그 시절 옛 추억을 떠오르게 하는 음악카페가 있다. 입구에 들어서면 사연을 읽어주는 DJ가 손님을 반긴다. 올드팝부터 블루스, 헤비메탈, 클래식까지 없는 음악 빼곤 다 있는 이곳은 인천 만수동에 위치한 음악카페 'CCR'이다. 박철희(65·사진) 대표는 "우리 카페는 음악을 사랑하는 모두에게 늘 열려있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2013년 2월부터 카페를 운영한 박 대표는 젊은 시절부터 유독 음악을 좋아했다. 이작도에서 전복 종묘 양식업을 하던 그의 마음 한 켠엔 늘 음악으로 소통하는 공간을 마련하고픈 갈망이 있었다.

우연한 기회로 카페를 맡으며 과거 젊은 남녀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음악다방' 콘셉트로 지금의 CCR을 만들었다. 카페 벽면을 가득 메우고 있는 그의 손 때 묻은 1만여장의 LP판만 봐도 음악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음악이 너무 좋아서 하루 종일 음악을 듣곤 했다"며 "이젠 음악을 즐기며 정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니 꿈을 이룬 셈"이라고 말했다.

그의 열정은 카페 한 쪽에 자리를 잡고 있는 음악장비와 음향 기기들만 봐도 단 번에 느낄 수 있다.

모노블럭 파워앰프, 매킨토시 MC 1000·진공관 C22 프리앰프, ATC 100, 혼 스피커 등의 고급 장비를 통해 흘러나오는 최고의 음질은 CCR만의 강점이기도 하다. 실제로 1992년부터 이어진 인천의 한 음악모임회도 수차례 찾아와 음악을 즐기고 사운드를 인정했다. 박 대표는 "인천에서 이런 장비로 LP판을 틀어주는 곳은 우리 가게가 유일하다고 감히 자부한다"며 "음악을 트는 DJ 형님도, 듣는 손님들도, 지켜보는 나도 카페에서의 시간만큼은 즐겁고 편하게 즐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앞으로 카페 운영에 있어서도 고민이 많다. 특성상 주 고객층이 50~60대로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30세대의 취향을 저격하기 위해 요일별로 주제를 정해 선곡을 한다든지, 작은 공연을 선보일 구상도 하고 있다.

"아직은 작은 카페에 불과하지만 더 많은 이들과 음악으로 교감하며 인천의 음악 문화를 이어가는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글·사진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