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사단 소속 강일구씨, 쓰러진 남성 발견 9분동안 사력 다해 실시 … 골든타임 확보
▲ 육군 17사단 소속 예비군 동대장 강일구씨
의식을 잃은 시민을 9분 만에 심폐소생술로 구한 예비군 동대장의 사연이 화제다.

사연의 주인공은 바로 육군 17사단 소속 강일구(44·사진) 예비군 동대장이다.

강 동대장은 지난달 25일 오전 인천 가좌진주공원에서 운동 중이던 남성이 갑작스럽게 쓰러지는 현장을 목격했다. 당시 그 남성은 테니스를 하기 위해 공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원을 산책하던 주민들은 남성이 쓰러지자 당황했고, 아무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강 동대장은 위급 상황을 목격하자마자 즉시 달려가 남성의 상태를 확인했으며 주변 시민들에게 다급히 119 신고를 요청했다.

남성의 상태는 생각보다 심각했다. 호흡과 맥박이 뛰지 않았고 쓰러질 때 혀를 쌔게 깨문 탓에 입안에 출혈이 있었다. 강 동대장은 환자의 입 안에서 출혈과 함께 기도로 말려들어간 혀를 빼서 기도를 확보했다. 이후 심폐소생술을 시작했다.

강 동대장은 약 9분 동안 온몸이 땀에 젖도록 인공호흡과 흉부압박을 번갈아 남성에게 실시했다. 시간이 흐르자 남성의 호흡이 불규칙하지만 조금씩 돌아왔다. 신고를 받고 도착한 119 구조대원과 함께 AED(자동제세동기)를 활용해 심폐소생술을 지속적으로 실시했다. 남성은 의식을 어느 정도 회복했고, 인근 병원으로 호송됐다.

당시 현장에 출동한 정유진 석남 119 안전센터 소방사는 "조금만 늦었더라도 환자의 생명을 보장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강 동대장의 빠른 초동조치로 골든타임을 확보해 환자의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강 동대장의 미담은 현장을 목격한 시민이 국민신문고에 '생명을 구한 예비군 중대장 강일구'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면서 세상에 알려졌다.

강 동대장은 "예비군들에게 심폐소생술을 교육하는 담당교관으로서 실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실수 없이 국민의 생명을 구한 것이 행복할 뿐이다"라며 "대한민국의 군인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행동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강 동대장은 2012년도 대한적십자사로부터 응급처치법 강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현재 육군 17사단 미추홀부대에서 예비군 훈련 심폐소생술 담당교관으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