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에 도전했던 남경필 지사가 돌아왔다. 지사직을 유지하면서 경선에 참여하느라 그 자신이 누구보다도 어려웠을 것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아무래도 도정에 전념하기는 어려웠던 만큼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했을 수도 있고, 미뤄둔 숙제들도 있었을 것이다. 빨리 초심으로 돌아가 도정을 안정시켜주길 바란다. 남지사의 도전은 비록 실패로 끝났으나 경선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태도는 한국정치에 큰 상상력을 불어 넣으면서 국민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주었다. 그것으로 충분한 위안이 되길 바란다. 패배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그는 당당했고 평소 설파했던 정치적 신념을 일관되게 유지했다.

무엇보다 정치적 득실을 따져 대중에게 아부하지 않고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준 점은 퍽 인상적이었다. 기존 보수층의 반발이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극우적 시각을 철저히 배제했다. 연정에 대한 경험과 정치적 확신을 변함없이 유지하면서 한국정치의 새로운 전망과 비전을 가능케 한 점도 훌륭했다. 이 같은 정치적 행보가 앞으로 그에게 큰 정치적 자산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대권도전이라는 그의 정치적 행보는 많은 시비를 불러왔다.

특히 도의회의 각 정파는 걸핏하면 연정을 파기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연정이 상품화 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했고, 도정공백에 대한 우려를 낳기도 했다. 물론 당사자의 잘못이라기보다 제도가 지닌 한계 때문에 발생하는 결함도 많았다. 가령, 현직을 유지하면서 대권에 출마해 생기는 공백에 대한 염려가 곧바로 당사자에 대한 공격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그렇다. 무분별한 공격보다 제도를 합리적으로 개편하기 위한 지혜와 합의를 모으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도정공백에 대한 책임에서 아주 자유로울 수는 없다. 사정을 십분 이해하고 기회를 허용한 도민들에게 미안한 마음만큼은 항상 간직해야 한다.

남은 기간 도정에 헌신하고 책임지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으로 충분히 보은해야 한다. 큰 정치인으로서 반듯하고 올곧은 걸음을 보여주는 것도 책임을 지는 태도가 될 것이다. 정치인에게 실패는 그 자체로 득도 아니고 손해도 아니다. 다만, 한 번의 실패가 득이 될지 실패가 될지 여부는 오로지 본인의 태도에 달려 있다는 것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