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순간의 실수…처벌보다 관심가져야"
의정부지방법원이 한순간 실수로 비행을 저지른 보호소년들에게 처벌 대신 다양한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해 주목받고 있다.

의정부지법(법원장 정종관)은 30일 청사 제2신관 중회의실에서 축구사랑 나눔재단과 보호소년의 축구 활동을 돕는 후원 협약을 체결한다.

보호소년은 비행을 저질러 소년재판을 받고 보호기관 등에서 감호·위탁 생활을 하거나 보호관찰 등 사회 내 처분을 받은 만 19세 미만 청소년을 말한다.

협약에 따라 축구사랑 나눔재단은 보호기관에 대한축구협회 소속 지도자들을 파견하고 다음달부터 매월 2회 축구교실을 운영하면서 축구용품도 지원한다.
의정부지법은 지난해 처음으로 보호기관 생활 처분을 받은 보호소년들이 참가하는 축구대회 '슈팅 스타'를 열기도 했다. 이 대회에는 이영표 축구해설위원도 참가해 보호소년들이 건전하게 성장하도록 자신의 얘기를 들려줬다.
올해는 축구사랑 나눔재단의 지원으로 보호소년들이 한층 향상된 실력으로 경기에 참가할 것으로 의정부지법은 기대하고 있다.

이와 별도로 일부 보호소년들은 같은 날 법원에서 검정고시를 앞두고 모의고사를 치른다.
다음달 8일 치러지는 검정고시에는 중졸 과정 10명, 고졸 과정 34명 등 총 44명이 응시할 예정이다.
의정부지법은 지난해 7월 전국 법원 최초이자, 소년 사법 역사상 처음으로 보호소년을 위한 사이버 학교인 'I WISH CAMPUS'(희망의 학교)를 개교했다. 이 학교는 검정고시, 미용 자격증, 어학 등 다양한 분야의 인터넷 강의를 하고 관련 교재를 제공한다.

법원은 보호소년들에게 보호관찰 처분하면서 특별준수사항으로 희망의 학교 수강을 명령했으며 진도를 체크하고 과목도 중졸 검정고시 국어 등 구체적으로 지정했다.
한발 더 나아가 법원은 1월17일부터 매주 화·목요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구내식당을 공부방으로 활용, 보호소년들이 검정고시에 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앞서 의정부지법은 24~25일 양주지역 군부대에서 보호소년 병영캠프를 열었다. 지난해 8월에는 유명 요리사가 조언자로 참여한 보호소년 제빵대회와 미용 경연대회를 열기도 했다.

법원 관계자는 "청소년 비행은 개인, 가정, 학교, 사회 등 다양한 요인 간 상호작용으로 발생하고 삶의 목표를 상실한 채 위법 행동을 죄책감 없이 반복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며 "처벌보다는 우리 사회의 사랑과 관심을 통해 이들이 꿈과 목표를 갖고 성장하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정부=강상준 기자 sjkang15@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