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제일 존경하며 우러러보는 지도자는 역사를 통틀어 세종대왕을 최고로 본다. 그것은 누구나 부정하지 않을 것이다.

세종대왕이 우리에게 준 교훈은 과연 무엇일까. 훈민정음의 창제, 각종 과학기계의 발명, 인재의 등용, 국토의 안정 등 헤아릴 수 없이 많다.

그러나 가장 큰 업적은 '하면 된다'라는 자신감이다. 당시의 중국 문화는 조선을 완전히 지배했으며 왕세자의 임명까지 명나라의 허락을 구했다. 우리 글자를 갖는다는 건 생각하지 못한 불충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글을 창제한 자신감은 어디에서 왔는가. 당시 일부 신하들과 선비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비밀을 유지하며 창제한 훈민정음은 지구상에 가장 우수한 소리글자라는 칭송을 받는데 세종대왕의 자신감이 없었다면 끝내 창제되지 못했다.

신하들에 대한 무한의 지도력과 결단력, 과학적인 실험정신 등 지도자로서의 확고부동한 자세로 자신의 건강은 돌보지 않고 심력을 다한 세종대왕은 당연히 역대 최고의 지도자다. 훈구세력과 외척세력에 휘둘리지 않고 한글창제, 과학기구 발명, 영토 확장, 아악정리, 집현전 설치 등 많은 업적을 남겼다.

근대에 이르러 우리는 많은 대통령을 만났다. 총칼을 휘둘러 얻은 왕권도 있으나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도 있다. 그중에 몇이나 국민의 신임을 받고 퇴임 후에도 존경받고 있는가. 누구에게 물어도 선뜻 대답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아직 우리는 최고의 대통령을 만나지 못한 것이다. 우리는 국가 역사상 최고의 시련을 겪으며 대통령을 파면시키고 새로운 대통령을 뽑는 대망의 기로에 섰다. 과연 우리가 최고라 일컬을 대통령이 탄생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은 나만이 가지는 기우일까. 경제개혁과 국가안보, 청년실업, 저 출산문제, 복지 등등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우리는 간곡히 바란다. 이 위기를 극복할 진정한 지도자를 원한다. 모든 국민이 어떤 대통령을 원하는지를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인물들은 잘 알고 있다. 여기서 대통령의 자질론까지 말하지 않더라도 어떤 대통령을 국민이 바라는지 말한다면 첫째, 꿈꾸지 않는 대통령이다. 포부는 거창하게 펼쳐 국민을 꿈속에 밀어 넣고 당선된 후에는 국민을 외면하는 대통령은 안 된다.

둘째, 국민 속에 스며드는 소통의 대통령이다. 권력은 국민의 것이다. 대통령은 국민의 대표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셋째, 자신감 있는 대통령이다. 지금 대한민국은 사방으로 적을 마주하고 있다.

한 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살얼음판 위에 서 있다. 이럴 때 어느 한쪽으로 기울며 자칫 나라가 침몰하고 말 것이다. 세 가지만 갖춘 인물이라면 대통령의 자격은 충분하다. 그런데 눈 씻고 봐도 없다. 이것도 저것도 아닌 욕심으로 가득 찬 후보만 보인다. 지금이 우리가 최고로 칭할 대통령을 뽑을 기회다. 모든 국민이 정신 바짝 차리고 대한민국호의 진정한 선장을 찾아야 할 때다. /이오장(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