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의회 내 장애인 자립 돕는 일터 '한그루카페'
▲ 28일 경기도의회 1층에 위치한 사회적협동조합 세잎클로버가 운영하는 '한그루카페'의 발달장애인 바리스타 서정민(21)씨가 커피를 직접 만들어 손님에게 건네주고 있다. /사진제공=경기도의회
"내 아이가 직접 내려준 커피를 받아 마셨을 때 뭐라고 말하지 못할 정도로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세잎클로버 이사이자 바리스타 박지원(21)씨의 어머니인 김명숙(50)씨는 담담하게 이같이 말했다.

경기도의회 1층에는 2개월여 만에 도청과 의회 직원들의 사랑방으로 자리 잡은 소박한 카페가 있다.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들이 직접 커피를 내려주는 '한그루카페'.

지난 2월1일 문을 연 이곳은 사회적 협동조합 세잎클로버가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11명의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들이 각각 그들의 어머니와 함께 안양 호계점 본점과 이곳 수원점에 돌아가면서 출근하고 있다.

이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30분까지 일하고 다음날 오전이나 오후 반나절을 더 일해 주 15시간씩 근무하고 있다.

발달장애인들이 일하는 카페가 도의회에 자리 잡은 것은 이들에게는 물론 도와 도의회 직원, 내방객들에게 모두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곳에서 함께 일하고 있는 김성순(46) 총무이사는 "발달장애인 특성상 좁은 공간에서는 스트레스를 받게 돼 넓은 공간이 반드시 확보돼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일반 상가보다 공공기관이 우선적으로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곳 경기도의회에 자리 잡은 만큼 많은 공무원과 의원들에게 발달장애인 바리스타들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며 "발달장애인들이 비장애인 못지않게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는 장애인에 대한 인식 개선도 목적"이라고 덧붙였다.

한그루카페의 바리스타이자 발달장애자인 박지원씨는 취업하기 전 한 복지관내 카페에서 6개월간 일했다.

그는 스페셜 바리스타 자격증을 취득했을 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취득하는 바리스타 2급 자격증도 보유했다.

박씨의 어머니인 김명숙씨는 "정말 뭐라고 하지 못할 정도로 가슴이 벅차다.

발달장애 아이들이 취업훈련을 마치고 일반 카페에 실습을 나가는데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곳 한그루카페가 발달장애 바리스타들의 좋은 직장이면서 일반 카페로 진출하기 위한 좋은 실습장소로도 거듭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처럼 한그루카페는 발달장애인들의 경제적 자립은 물론 손님 응대 등 실전경험을 통해 사회적 자립까지 돕는 장소로 거듭나고 있다.

세잎클로버 김윤희(52) 이사장은 "발달장애인은 일하면서 쉴 공간도 필요한데 도의회에서 별도의 장소까지 마련해 줘 고맙게 생각한다"며 "발달장애인들을 위해 경기도의회가 앞장선 만큼 저희도 바리스타들과 함께 한그루카페를 위해 최선을 다 하겠다"고 말했다.

/최현호 기자 vadasz@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