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고려건국 1100년 발맞춰 기초사례 조사·전문가 자문
인천시가 수년간 속도를 내지 못했던 강화 고려왕릉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재추진한다.

2018년 고려 건국 1100주년에 발맞춰 그 당위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인천시는 올해 상반기 기초사례 조사를 시작으로 고려왕릉 4기의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한다고 28일 밝혔다. 하반기에는 전문가의 자문을 토대로 기본계획을 수립하며 올해 말 추진 방안 연구 및 보고서 발간을 목표로 두고 있다.

등재대상은 고려시대 몽골의 침입으로 천도 시기(1232~1270년)에 만들어진 고종의 무덤 홍릉과 희종의 무덤 석릉, 원종의 왕비 순경태후의 무덤 가릉, 강종의 왕비 원덕태후의 무덤 곤릉 등 총 4기다. 5월 문을 여는 국립강화문화재연구소와 최우선 협력사업으로 삼아 적극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고려왕릉을 세계유산으로 등재해야 목소리는 오래전부터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시는 준비작업의 일환으로 왕릉 진입로와 묘역을 정비했다.

이번 사업은 북한의 '개성역사유적지구'의 연계 유적으로 추진한다는 의미가 있다. 개성 성곽과 고려 성균관을 비롯해 왕건릉, 7릉군 등 12개 개별 유적으로 이뤄진 개성역사유적지구는 2013년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반면 고려왕릉의 세계유산 등재 가능성을 바라보는 시각은 회의적이다. 등재를 위해선 북한과의 협력이 불가피한데 극도로 경색된 남북관계 속에서는 해결책을 찾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인천시 관계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준비하고 있다"며 "세계문화유산으로의 가치가 충분한 만큼 등재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곽안나 기자 lucete237@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