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례 통과했지만 예산편성 못해
6월 추경서 안되면 해 넘을 수도
"출산장려금 지원 조례가 통과됐다기에 기대하고 있었는데…. 당장은 못 받나요?"

올해 초 둘째아이를 출산한 A(35·인천 남동구)씨는 최근 걱정이 생겼다. 구가 지급하는 출산장려금을 언제 받을지 알 수 없는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A씨는 지난달 구가 둘째아부터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기대에 부푼 A씨는 주민센터에서 출생신고를 하면서 직원에게 출산장려금 지급에 대해 문의했다. 하지만 주민센터 직원은 "아직 출산장려금 지급이 결정되지 않았다"며 "현재 구에서 주는 출산장려금은 따로 없다"고 답했다. A씨는 출산장려금 지급이 늦어져 아이가 지급 대상 출생아에서 제외될까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는 상태다.

남동구가 출산장려금 지원 조례를 통과시켰지만, 지급 시기가 정해지지 않아 부모들이 혼란에 빠졌다.
구는 이달 10일 '인천광역시 남동구 출산장려금 지원에 관한 조례'를 공표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조례는 구에 1년 이상 거주한 출산가정에 둘째아이 50만원, 셋째아이 100만원, 넷째아이 이상 200만원을 지원한다고 명시돼 있다. 출산장려금 지급은 2017년 1월1일 출생아부터 적용되며 조례 시행일로부터 60일 이내에 신청해야 한다.

지난해 인천시가 출산장려금 제도를 폐지하자, 기초단체들이 지급하는 출산장려금에 관심이 쏠리기 시작했다. 구의회는 출산장려와 양육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폐지했던 출산장려금 제도를 조례 제정을 통해 다시 부활시켰다.

그러나 구가 아직 출산장려금 예산을 편성하지 않아 조례가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출산장려금 예산은 6월에 있을 추경에서 편성 될 계획이다. 이에 출산장려금이 지급되기 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구는 예산 편성 후 지역 내 신생아 수를 파악해 출산장려금을 바로 지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상황이 이렇자, 인천 지역 엄마들이 모이는 한 인터넷 카페에는 구의 출산장려금과 관련한 문의글이 빗발치고 있다. 글은 언론과 구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출산장려금 지급 사실을 확인했는데 구가 지급 하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일부 지역 주민센터는 구가 출산장려금을 지원하기로 한 사실 조차 모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 관계자는 "조례는 공포 했지만 예산 편성이 안 된 상황"이라며 "만약 6월 추경에 출산장려금 예산 편성이 안 될 경우 해가 넘어가 2018년 출생아부터 지급이 적용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신영 기자 happy1812@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