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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유나이티드 항공사가 쫄바지 일종인 레깅스를 입은 10대 소녀 2명의 기내 탑승을 거부해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레깅스를 입은 10대 소녀 2명이 26일(현지시간) 오전 덴버 국제공항에서 미니에폴리스를 가려다가 유나이티드 항공사 여직원으로부터 제지를 받고 탑승을 못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전했다.
 
항공사 여직원은 소녀들에게 "스판텍스 차림으로 기내 탑승을 할 수 없다"면서 다른 옷으로 갈아 입거나 레깅스 위에 치마를 입을 것을 강요했다고 현장에 있던 승객 샤넌 왓츠가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왓츠는 "다른 10세 소녀는 자신의 백팩에서 치마를 꺼내 입어 기내 탑승을 할 수 있었다"면서 "10대 소녀 2명은 다른 옷을 갖고 있지 않아 결국 탑승하지 못한 채 쫓겨났다"고 전했다.

멕시코에서 여행차 덴버에 온 왓츠는 "항공사 여직원은 '나는 규칙을 정하지 않으며 그저 따를 뿐'이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자 소셜미디어에서는 "언제부터 항공사가 여성들의 옷차림을 규제했느냐", "성차별적이고 독단적인 행태"라는 비판이 들끓었다.

이에 유나이티드 항공사의 조너선 게린 대변인은 "두 소녀의 기내 탑승이 불허된 것은 일반 승객이 아닌 유나이티드 직원용 탑승권을 소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반 승객들은 요가 바지나 레깅스를 입어도 탑승할 수 있지만 직원용 탑승권을 보유한 승객은 회사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면서 "그들은 유나이티드 항공을 대표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항공사의 운송규칙에는 '맨발이나 부적절한 의상을 한 승객의 탑승을 제한할 수 있다'고 돼있다"면서 "레깅스 착용 소녀들의 탑승을 거부한 항공사 여직원은 그럴 만한 재량권을 갖고 있다"고 두둔했다.

실제로 항공권 운송계약에는 '맨발이나 부적절한 의상을 한 승객의 탑승을 제한할 수 있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유나이티드 항공은 부적절한 의상이 어떤 것인지는 설명하지 못했다고 언론들은 전했다.

샤넌은 "항공사의 운송 규칙은 성차별적인 데다 독단적인 행태"라며 "네 명의 딸을 가진 나는 매우 굴욕감을 느꼈다"고 꼬집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