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봉사회 20여년 활동

요양원 어르신 목욕·청소 도움

봉사상 받고 전액기부도

일(一)자로 굳게 다문 입, 짙은 호랑이 눈썹, 짧게 깎은 머리. 험상궂은 인상의 사내가 입을 열자 예상을 깨고 주변이 금세 화기애애해진다.

남다른 봉사정신과 온유함으로 가족같은 회사 분위기를 이끄는 고기창(57·사진) 한국국토정보공사(LX) 인천지역본부 공간정보사업처 수석팀장이 주인공.

사내에서 그의 명성은 자자하다.

같은 팀 김 모 차장은 "평소 팀의 분위기 메이커인데, 주말마다 좋은 일을 많이 하시고 직원들이 많이 따른다"고 그를 묘사한다.

운영지원처 설 모 과장은 "누구보다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시는 따뜻한 분"이라고 거든다.

고 팀장은 지난 20년 동안 ㈔인천시민자원봉사회의 사무처장, 이사, 후원회장을 역임했고 지금은 평회원으로서 꾸준히 봉사하고 있다. 유명한 일화는 봉사대상 이야기다.

고 팀장은 2013년 한 단체로부터 지역봉사부문 상과 함께 상금 100만원을 받았다. 기쁜 마음에 상금은 기부하고 직원들에게 밥을 샀다.

이후 어떻게 소문이 났는지 수많은 개인과 단체로부터 도와달라는 연락이 끊이질 않았다. 5만원, 10만원…. 조금씩 보내다 보니 몇달치 생활비인 500만원을 썼다.

고 팀장은 "대한민국에 그렇게 많은 단체가 있는 줄 몰랐다"며 웃었다.

고향 충남 서산에 갔다가 인천으로 돌아오는 길엔 그냥 지나치지 못해 고향에서 가져온 쌀을 모두 내려놓고 오는 건 예사다.

평소 주말마다 인천시 서구 연희동 노인요양원 임마누엘 실버홈을 찾아 노인들 목욕과 청소를 돕고, 매달 10만 원씩 후원금을 내면서도 기저귀와 물티슈 등 도움이 될 만한 것은 모조리 기부한다.

"어르신들을 돕다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기보단 울컥합니다. 울컥하는 그 마음이 저를 계속 찾아오게 만들죠. 작은 일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이라면 앞으로도 계속 하겠습니다."

/글·사진 황은우 기자 hew@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