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몰한 세월호가 어두운 바닷속에서 올라와 전체 모습을 드러냈다. 3년만이다. 25일 밤 수면 위로 완전히 부상한 세월호는 일부 녹슬고 일부분은 떨어져 나가기도 했지만 원형이 크게 변형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제부터는 누구라도 함부로 절단하거나 손을 대서는 안 된다. 가장 중요한 절차, 진실을 규명할 순서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지난 3년 동안 세월호가 안겨준 고통은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 어디 유가족뿐이겠는가. 유가족들의 고통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우리 사회가 겪은 집단적 트라우마는 비용으로 계산할 수 없을 만큼 컸다. 고통은 확인되지 않은 진실 때문에 더욱 심했다. 수백의 생명이 서서히 물에 빨려 들어가고, 온 국민이 그 생생한 장면을 지켜보면서도 손 하나 쓰지 못했던 그날의 진실은 과연 무엇이었던가. 사고원인을 둘러싼 숱한 의혹들도 3년 내내 이어졌다. 과연 이번에는 제대로 규명될 수 있을 것인가, 국민적 시선은 이제 진실을 향해 집중되고 있다.

이르면 28일 세월호선체조사위원회가 출범한다. 정부는 이제 선체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로 의문점을 해소해야 한다. 인양 과정에서 선체의 일부를 절단하는 등 훼손되면서 사고원인 등을 규명하는데 차질이 생기는 것은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기억해야 한다. 암초나 다른 선박에 부딪혔다거나 폭침을 당했을 것이라는 의혹에서부터 잠수함 충돌설까지, 의혹은 다방면에 걸쳐 제기됐다. 기계 결함으로 인해 침몰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있다. 최근엔 세월호의 램프(화물 출입구)가 사고 당시 열려 바닷물이 유입되는 바람에 침몰했다는 의혹도 증폭되고 있다.

공교롭게도 인양 과정에서 세월호의 선미 좌측 램프가 열린 채 발견됐기 때문이다. 화물 과적으로 인해 침몰했다는 정부 발표에도 의혹은 있다. 제주 해군기지 건설에 쓸 철근을 과다 적재하는 바람에 세월호가 침몰했다는 주장이다. 과연 세월호가 외부 충격이나 조타기 등 기계 결함으로 침몰했는지, 철근을 과다 적재했는지, 조사를 통해 규명해야 할 부분이다. 한 점 의혹 없는 진실규명으로 유가족과 사회적 상처를 씻고 사회통합으로 가는 기초를 놓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