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호 포천경찰서경장
불특정 이용자와의 만남을 주선해 주는 모바일 공간인 랜덤채팅 앱은 별도의 인증 절차도 없이 남녀노소 구분 없이 누구나 가입할 수 있으며, 최근에는 몸캠 피싱의 근원지이자 성매매 도구로 전락하기도 한다. 이러한 앱을 통한 범죄는 사이버 수사팀으로 접수돼 조사를 하면 대부분 PC의 근원지가 해외 IP로 추적 및 수사 진행이 어려울 정도다. 피싱 범죄의 유형은 대체로 피싱을 유도하는 해외 조직원과 인출하는 국내 조직원이 연계해 범죄를 저지를 정도로 매우 조직적으로 운용되고 있는 셈이다.

경찰청 사이버안전국에 따르면 올들어 피해사례가 145건이 발생했으며 2015년 102건이던 것이 2016년에는 무려 1193건으로 급증했다. 이러한 범죄는 성적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들이 랜덤채팅을 가볍게 접하게 돼 범죄꾼들의 무리 속으로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도록 하기 때문에 피해사례는 매년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몸캠피싱에 채팅 접속을 하면 상대방이 성적인 대화를 시작으로 피해자의 음란채팅 장면을 녹화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이유로 파일을 전송해 이를 설치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 파일이 이른 바 악성코드이고 이러한 악성코드 파일이 피해자 휴대전화에 설치되면 저장돼 있는 전화번호나 SNS 상 친구목록 등 모든 것을 피해자도 모르게 상대방이 회신받게 된다. 그 순간 채팅 상대방은 범죄자로 돌변하며, 조직원과 함께 협박을 시작으로 돈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 범죄는 형법상 공갈죄, 개인정보보호법 등에 적용돼 처벌을 받게 된다.

현재 인터넷에는 약 120여 종의 '랜덤채팅 어플'이 운영되고 있으며 대표적인 범죄유형으로 가출청소년 성매매, 불건전한 소셜 데이팅, 청소년 몸캠 피해 등 대부분의 성범죄가 랜덤 채팅에서 시작되기도 한다. 따라서 랜덤채팅에서 페이스북, 카스 등 SNS 상 유출 협박을 받은 피해자는 말할 수 없는 정신적 2차 피해를 입어 자살을 암시하는 청소년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이러한 불건전한 랜덤채팅과 몸캠피싱 피해 방지에는 경찰 수사도 중요하지만 자신들의 예방이 최우선이다. 수사는 2차적인 해법에 불과하다. 만약 채팅에 접속해 자신의 개인정보가 상대방에게 전송됐다면 우선 휴대전화에 저장된 지인들에게 몸캠피싱 피해사실을 알리고 경찰관서에 신고, 상담을 통해 경찰관과 함께 2차 피해를 막아야 한다. 혹 채팅을 하게 됐다면 사진과 영상을 전송하면 안 된다. 특히 학교와 가정에서 이점을 주지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리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