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반잠수식 선박에 옮겨…미수습자 수색 '선체 훼손' 불가피
1073일 한(恨)의 상처로 가득한 세월호가 물 위로 모습을 드러냈다. 3년 가까이 전남 진도군 조도면 맹골수도 44m 아래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가 23일 오전 수면 위로 올라왔다.

해양수산부는 "23일 오전 11시 수면 위 13m까지 인양을 목표로 진행했으나 세월호가 올라오는 과정에서 선체와 인양줄 간 부딪힘이 일어나 균형이 흐트러지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오후 또는 저녁에나 목표치에 도달할 예정이다"고 발표했다. 23일 오후 8시 현재 목표치 13m에 거의 근접했고, 해수부와 인양업체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은 밀물과 썰물 격차가 적어 유속이 느린 소조기(小潮期)가 끝나는 24일까지 세월호 선체를 반잠수식 선박(자항선)에 옮겨싣는다는 계획이다.

길이 145m, 높이 24m, 폭 22m인 세월호는 왼쪽으로 가로 누워 있다. 반잠수식 선박은 리프팅 빔과 와이어 해체작업을 한 뒤 물 위로 떠올라 세월호를 싣고 87㎞ 떨어진 목포신항 철재부두로 향하게 된다. 반잠수식 선박은 길이 200m, 폭 60m, 적재능력은 5만300t이다. 세월호 인양비용은 총 1020억원이고, 인양업체인 상하이샐비지 컨소시엄에게 916억원이 지급된다.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재킹바지선 와이어와 세월호 선체간 간섭현상으로 선체의 자세를 다시 조정하는 작업을 벌였다"며 "재킹바지선과 선박 간 접촉을 최소화하기 위해 필요 시 환풍구 등 인양에 방해가 되는 지장물을 정리하는 작업을 벌였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6시 기준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소조기 마지막날인 24일과 25일 사고 해역인 서해남부 앞 바도의 파고는 1.0∼1.5m, 풍속은 7∼11㎧다. 세월호 선체 인양은 파고 1m, 풍속 10㎧ 이하의 환경에서 안정적인 작업을 할 수 있다. 이날 오후 사고 해역의 파고가 0.5∼1.5m, 바람이 7∼11㎧로 불었던 것을 감안하면 인양 작업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25일까지 비 예보가 있다.

지난 22일 오전 10시 시험인양에 착수한 해수부와 상하이샐비지컨소시엄은 같은 날 오후 8시50분부터 본인양에 돌입했다. 23일 오전 3시45분쯤 스태빌라이저(선박 양측에 날개 형태로 설치돼 좌우 균형을 잡아주는 장치)로 추정되는 세월호 구조물 일부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세월호가 목포신항 철재부두에 도착하면 육상에 올려 놓고 방역, 세척, 선체 위해도 조사와 안전도 검사 등을 벌인다. 이후 미수습자 수색이 이뤄진다. 정부는 지난해 객실 직립 방식의 선체 정리 방식을 택했다. 하지만 객실 분리 과정에서 화물칸 상단을 한 번에 대규모로 절단해야 하는 등 일부 선체 훼손이 불가피하다. 세월호 미수습자는 단원고 학생 조은화·허다윤·남현철·박영민, 단원고 교사 고창석·양승진와 일반인 희생자 권재근·권혁규 부자, 이영숙씨 등 총 9명이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