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 연령·크기 등 발목 … 인천해수청 "새 국제여객터미널 개장 이후에나 검토"
세월호 참사 이후 중단된 인천~제주 항로 재개가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안전하고 선령이 낮은 카페리 수소문도 힘들고, 1만t급 이상 대형 카페리는 현 연안여객터미널에 정박이 안돼 3년 후 새 국제여객터미널 개장 때까지 더 기다려야 한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23일 인천~제주 항로 재개는 당분간 추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인천~제주 항로는 2014년 4월16일 세월호 참사로 중단됐다. 세월호는 참사 전날 인천항에서 출항했다.

이 항로에서 세월호(6825t급)와 오하마나호(6322t급)를 운항하던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면허가 사고 이후 취소됐다. 신규 여객선 투입이 지연되자 일단 화물 운송을 위해 신규 화물선 케이에스 헤르메스호(5900t급·주 3회 운항)가 2014년 9월 투입됐지만 '사고 항로'에 대한 여객 수요는 전무한 상태다.

지난해 11월 인천해수청은 '인천~제주 항로 여객운송사업 신규 사업자 선정'에 나섰다. 응모한 1곳에 대해 안전전문가 등 내·외부 7명으로 구성된 여객운송사업 선정 심사위원회가 사업 수행능력, 사업계획 적정성 등을 평가했지만 사업자 선정 제한인 80점을 넘지 못했다. 또 도입 예정 선박의 선령과 회사 신용도 등이 감점을 받았다. 이 업체는 1만8000t급 대형선박 도입 방안을 제시했었다.

2년 전 수협이 인천∼제주 간 여객선 운항 타당성을 검토했지만 이듬해 초 사업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최종 판단했다. 최근 스웨덴의 한 선사도 한국법인을 만들고 관심을 보였으나 사고 이후 끊긴 여객 수요를 다시 끌어들일 자신이 없어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해수청은 2년 후에나 항로 재개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1만t급 이상 카페리 선박은 새 국제여객터미널을 이용하거나 기존 1·2터미널 중 한 곳에 정박할 수밖에 없다. 새 국제여객터미널이 2019년 말쯤 개장 예정인 만큼 이 항로 역시 빨라야 2020년 이후부터 운항될 수 있을 전망이다.

명노헌 인천해수청 항만물류과장은 "인천~제주 항로 사업자 선정은 2019년 이후에나 이뤄질 것 같다"며 "세월호보다 크고 선령도 납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는 침몰 1072일 만에 인양됐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