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개발을 모르는 국민이 있을까? 한국토지주택공사(LH) 또한 그렇다. 이들 두 기업의 차이가 있다면 하나는 민간기업이요, 하나는 공기업이란 사실이다. 두 기업 모두 대규모 택지개발에 앞장서 온 대기업이다. 수원에서 이들 대기업이 택지를 개발하고 얻은 이익의 일부로 지은 공공건축물이 심각한 하자를 드러내면서 보수공사에 들어갔다. 한 마디로 돈 안 되는 공사여서 날림으로 마무리했던 건 아닌지, 의심스럽다. 대기업들의 도덕성, 사회적 책임의식이 아직도 이런 수준이다. 현대산업개발이 지난 2014년 완공한 수원시 한림도서관은 지상 2층 지하 1층, 연면적 2417㎡ 규모로 60여억원을 투입한 건축물이다. 개관 이후 일일 이용객은 1200여 명에 달한다. 3년도 되지 않은 이 도서관에서 습기가 차고 물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해 보수공사에 들어갔다. 옥상 바닥에는 금이 가고, 방수처리한 부분에도 금이 갔다고 한다.

같은 시기에 LH공사가 지어 수원시에 기부채납한 호매실도서관도 전형적인 부실공사의 여파로 휴관을 하고 보수공사에 돌입했다. 지상 3층, 지하 1층 연면적 4930㎡ 규모로 지난 2014년 개관한 이 도서관은 일일 이용객 1500여 명에 이른다. 이 건물에서도 지은지 3년도 되지 않아 굉음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벽면 콘크리트가 떨어져 나가는 등의 하자가 발생했다. 시가 긴급 안전진단을 실시한 결과 '천장 재시공'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을 냈다고 한다. 두 사례 모두 우리 기업들의 도덕성 수준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경우로 지탄받아 마땅하다. 아직도, 돈만 벌면 된다는 생각에서 한 발짝도 진전하지 못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기업의 도덕성은 사회적 책임을 다할 때라야 비로소 유지될 수 있다. 그래야 시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다.

현대산업개발처럼 큰 기업이 쌓아올린 거대한 부도 결국 사회적 신뢰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위험할 수 있다. 우리는 그런 경우를 수도 없이 보아왔다. LH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공기업의 책무를 더욱 무겁다. 앞뒤 가리지 않고 집장사를 하려는 태도라면 퇴출돼야 마땅하다. 그만큼 공기업에 주어진 책임 무겁게 인식하고 사회를 위해 기여해야 한다. 우선 개발이익금으로 지은 공공건축물의 하자 치유에 최선을 다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