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플랫폼 입주작가 '프리뷰전'
조각·그림·영화·노트 필기 …
각자의 성향 독특하게 드러내
조각·그림·영화·노트 필기 …
각자의 성향 독특하게 드러내
'2017 IAP 단편선'은 두 가지 한자를 사용하고 있는데, '짤막하게 지은 글이나 영화'이라는 뜻의 단편(短篇)에 해당하는 작은 규모의 작품들은 물론, '전반에 걸치지 않고 한 부분에만 국한된 조각'이라는 뜻의 단편(斷片)적 성격을 갖는 작품들이 전시에 포함된다.
정아롱 작가의 '숲길 속 산책'은 가로세로 크기가 15센티미터 정도에 지나지 않는 작은 작품이지만 작가의 성향과 사용하는 재료가 함축적으로 드러나는 '요약본'같은 작업이다.
이렇게 작가의 작품 성향과 특성이 일목요연하게 드러나는 경우가 있는가하면, '이 작가의 다른 작품은 어떨까?'라고 궁금증을 자아내는 수수께끼 같은 작품들도 있다. 평소 대형 캔버스에 유화 물감으로 그림을 그리는 범진용 작가는 이번에는 조각 작품을 출품한다. 그를 모르는 관람객이라면 범진용을 조각가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
황경현은 전시 제목의 '단편'이라는 단어에 맞추어 아예 작품의 '파편', 조각난 드로잉들을 출품했다.
한편, 안상훈 작가는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 1층에서 현장 벽화 작업을 진행했다. 전시장을 양분하는 중앙 벽체의 테두리에 페인팅 작업을 한 것이다. 중심보다는 주변을 드러내고 부각시키는 작업이다.
또한 작가 고등어는 색연필 드로잉 작품으로 많이 알려져 있고, 최근에는 건축폐자재를 활용한 설치작품을 실험하고 있으나, 이번 전시에는 작가가 책을 읽으면서 연필로 노트 필기한 것을 그대로 작품으로 제시한다. 작가가 어떤 책을 읽고 있고, 어떤 내용을 필기하고 있는가를 보면서 이 작가의 관심사나 향후 활동상을 가늠해 보게 된다.
같은 맥락으로, 연구평론 분야 입주작가들이 참여하는 '연구자의 책꽂이' 섹션 역시, 그들이 그동안 써 왔던 평문이나 기획했던 전시와 행사에 대한 정보를 나열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연구분야 입주작가 각자가 현재 읽고 있거나 읽으려고 하는 5권의 도서를 선택·추천하도록 했고, 관람객은 연구자들이 선택한 책을 통해 그들의 관심사와 향후 연구 방향을 살피게 되는 것이다.
출품작만으로 작가들에 대한 궁금증이 정 풀리지 않는다면, 전시 기간 중에 진행되는 '플랫폼 살롱'이라는 '작가와의 대화' 프로그램을 활용하면 좋다. 작가가 직접 스스로의 작품 세계를 동료 입주예술가와 관람객에게 소개하는 시간으로, 작가와의 질의응답과 대화가 가능하다. 3월 29일부터 4월 14일 기간 중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 2시부터 전시장 2층에 조성된 '살롱'에서 진행된다. 평소에는 '살롱'에서 8기 입주작가들의 포트폴리오도 열람할 수 있다.
이번 8기 입주작가 프리뷰 전시는 전주만 듣다가 끝나는 음악 감상 사이트의 '1분 듣기' 서비스나 장편 액션 영화의 트레일러 혹은 티저 영상처럼 뭔가 무척 아쉬운 마음이 들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래서 다음이 더욱 기대되는 효과를 노린다. 연말 쯤에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오픈스튜디오와 결과보고 전시에서 입주예술가들의 진면목을 만나볼 수 있다.
/이동화 기자 itimes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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