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학교 주변 생활도로서
방학 대비 35~47%나 '껑충'
운행·보행자 의식 높여야
새학기가 시작되고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어린이들의 바깥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어린이 교통 사고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특히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가 집 주변 생활도로 등에서 다발하고 있어 사고방지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22일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어린이 교통사고는 방학이 끝나고 새학기가 시작되는 3~5월에 큰폭으로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도내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는 2014년 2029건, 2015년 2285건, 2016년 2188건이 각각 발생했다.

이중 방학기간인 1~2월 어린이 교통사고 건수는 2014년 197건, 2015년 252건, 2016년 281건이었으나 어린이들의 새학기 적응기이자 바깥활동이 활발해지는 3~5월에는 2014년 560건, 2015년 618건, 2016년 588건으로 사고발생율이 1~2월 대비 35~47%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3월 성남 신흥동 성남초교사거리에서는 학원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던 A(9) 군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우회전을 하던 시내버스에 치어 다리가 골절됐고, 군포 용호초등학교 인근에서는 신호를 위반한 승용차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B(8) 군을 운전석 측면으로 들이받는 아찔한 사고가 있었다.

이같은 어린이 교통사고는 집과 학원 주변 등 생활도로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도로교통공단과 함께 진행한 어린이 교통사고 현황 조사에서 최근 3년간 발생한 어린이 교통사고 사상자 1만4762명 중 1만3435명(91%)이 동네 이면도로, 교차로 주변, 아파트 등 생활 주변에서 사고를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전체 어린이 교통사고의 60.5%가 폭 9m 미만의 집 주변 생활도로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 도로교통공단 측의 설명이다.

생활도로는 보도와 차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주거지 주변 도로로, 대부분 주차나 차량 통행 위주로 활용돼 어린이 보행 교통사고 발생율이 높다.

전문가들은 어린이 교통사고 발생지점에 대한 분석을 통해 어린이 보행자에 대한 시인성을 개선하고, 횡단보도나 교차로 주변 불법 주정차 금지, 단절된 보행 동선 연결, 어린이가 많이 다니는 지역의 차량속도 시속 30㎞ 제한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도로교통공단 경기지부 유지인 교수는 "어린이 교통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잘 뛰는 어린 아이들의 특성을 감안, 어린 보행자는 반드시 손을 들고 길을 건너는 기본적인 훈련을 시켜야 하고, 운전자는 생활도로 운행시 창문을 열어 주변의 소리를 들으면서 운전하면 돌발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hjpark@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