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생물자원관, 미꾸라지에 생식줄기세포 이식
국립생물자원관이 국내 멸종위기 물고기의 생식줄기세포를 미꾸라지에 이식해 인공증식하는 데 성공했다.

자원관 연구진은 2015년부터 수행한 '어류 생식줄기세포를 이용한 활용기술 개발' 연구를 통해 초저온 동결보존 기술을 확립하고, 이 중 미호종개의 동결 생식줄기세포를 미꾸라지에 이식해 개체를 안정적으로 증식하는 데 성공했다.

미호종개는 1984년 충북 미호천에서 처음 발견된 몸 길이 8~10㎝의 한국 고유종 어류다. 물 흐름이 느린 맑은 물에 사는데 지금은 수질오염과 하천개발 여파로 멸종위기에 놓여 있어 인공증식과 종 복원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연구진은 멸종위기 어류종인 미호종개, 감돌고기, 퉁사리, 열목어에서 적출한 생식소를 종별 맞춤형 동결보호제를 이용해 최장 18개월 동안 -196℃로 초저온 동결한 뒤 각 생식소 세포가 안정적으로 생존하는 조건을 찾아냈다.

이렇게 동결된 멸종위기 어류 4종 가운데 우선 미호종개의 해동 생식줄기세포를 불임화시킨 미꾸라지에 이식해 이 미꾸라지가 미호종개의 알과 정자만을 생산하는 것을 확인했다.

미꾸라지에서 생산된 알과 정자를 지난해 10월 14일 수정시켜 치어 7576마리가 태어났고 올 2월 말엔 이 치어를 자연 상태의 미호종개 유전자와 비교한 결과 일치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번에 성공한 어류 생식줄기세포 기술은 멸종위기 어류의 유전자원을 반영구적으로 보존하고, 필요할 때 증식할 수 있는 기술이어서 멸종위기 어류의 증식·복원에 효과적인 대안으로 활용될 수 있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미꾸라지를 이용한 멸종위기 어류 인공증식 성공은 생식줄기세포가 확보된다면 멸종된 종의 증식도 가능함을 보여준다"며 "멸종위기 어류의 상시 복원 가능 기술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윤관옥 기자 okyu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