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순희 적십자사 부천지구협의회 前회장
"저한테 봉사 DNA가 있는 것 같아요."

부천지역에서 28년 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작은 봉사를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봉사원이 있어 귀감이 되고 있다.

그 주인공은 대한적십자사 경기도지사 부천지구협의회 직전회장 안순희(61·여·사진)씨. 안씨는 94년도 적십자 봉사원으로 입회한 이후 매일같이 밑반찬봉사 등의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지인의 추천으로 젊은 시절부터 시작한 적십자 봉사활동은 이제 안씨 삶의 일부분이 됐다.

안씨 주변에는 결연을 맺고 소식을 주고받는 수많은 어머니들과 딸들이 있다.

안씨는 "어려서부터 봉사를 시작해 지금은 희망풍차 등으로 다문화가정과 북한이탈주민, 소외계층 분들과 결연을 맺고 있다"며 "옆집에 살면서 9년동안 모시던 한 어머니가 어느 날 센터를 찾아와 옷을 사 입으라고 건넨 흰 봉투는 봉사하는 삶에 있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안씨에게 건네진 흰 봉투에는 50만원 남짓한 현금이 들어있었고, 안씨는 이를 지역 청소년 장학금에 보탰다. 안씨는 결혼과 동시에 봉사하는 삶을 시작했다. 남편과 아들, 딸 등 온 가족이 적십자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안씨는 이를 '봉사 유전자'라고 말한다.

안씨는 "봉사는 일상화가 된 지 오래됐다"며 "20년이 넘는 세월동안 봉사활동을 하면서 가족들의 지지가 있었고, 부모님부터 아들까지 봉사하는 마음을 갖고 있는 것에, 이는 유전이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안씨는 95년부터 98년까지 당시 부천지역에 위안부 할머니 5분을 모시기도 했다. 외로움을 많이 타는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안씨는 딸 같은 자식이었다.

안씨는 "임대아파트를 찾아가 할머님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 늘 사람을 그리워하는 분들에게 물질적인 봉사를 떠나 꼭 필요한 일이었다"고 회상했다.

안씨는 이후 조리사 등의 각종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본격적으로 봉사활동에 매진했다. 현재까지 북한이탈주민, 다문화 저소득층, 독거노인 등 대상을 넓혀가며 끊임없는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한편 부천에서 가장 유명한 북한이탈주민, 다문화 저소득층 가정을 위한 결혼식 행사는 올해로 26회를 맞았다.

안씨는 "노력봉사도 좋지만, 적십자 활동은 봉사원의 자비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적십자 봉사활동과 함께 적십자 회비 모금에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져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안상아 기자 asa88@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