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식 농협이념중앙교육원 교수
완연한 봄이다. 그런데 오후만 되면 나른해져 졸음을 이기기가 무척이나 어렵다. 봄철의 불청객, 춘곤증 때문이다. 나른한 오후에 몰려오는 졸음을 참아내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외근을 나가야 하는 분이라면 더 골치가 아프다. 운전을 하다가도 졸음이 쏟아져 사고 위험도 겪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커피를 몇 잔 마셔도 보고, 몸을 스트레칭 해보기도 하지만 앉기만 하면 또 다시 잠이 밀려오기 일쑤다.

잠이 쏟아지면 잠을 깨기 위해 가장 먼저 찾게 되는 건 커피다. 커피는 카페인의 각성효과로 인해 잠시나마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오히려 자주 마시면 역효과를 낼 수 있다. 하루에 커피믹스 5잔 이상을 마시면 카페인 과다섭취로 인한 피로감이 더 커지고 불안감도 심해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춘곤증은 우리 몸이 계절 변화에 잘 적응을 하지 못해 생기는 일시적인 증상이다. 일반적으로 피로감이나 졸음, 집중력 저하, 식욕 부진, 소화 불량 등을 호소한다. 충분히 잠을 자도 오후에는 졸음이 쏟아지고 학업이나 업무 능률이 오르지 않아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의학 전문가들은 춘곤증을 "겨우내 원활하지 못했던 신진대사 기능이 봄이 되면서 활발해지는데 이때 몸이 변화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면 피로함을 느끼게 된다"고 말한다.

봄의 불청객 춘곤증을 막기 위해 봄철 채소나 과일을 먹는 것이 많은 도움이 된다. 특히 냉이는 채소 중에서 단백질 함량이 가장 많고 비타민 A와 C, 칼슘이 풍부해 나른해지기 쉬운 봄철 입맛을 되찾고 춘곤증을 없애는 데 상당히 효과적이다. 또한 달래는 비타민C와 칼슘이 풍부해 식욕부진이나 춘곤증에 효과적이며, 무기질과 비타민이 골고루 함유돼 빈혈도 없애준다. 과일 중에서 딸기는 비타민C가 풍부해 피로회복에도 좋고 콜라겐 생성에 필수적인 성분이 있어 면역 기능을 높여주는 등 춘곤증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균형 잡힌 식단으로 식사하는 것도 중요하다. 영양의 균형과 더불어 몸에 필요한 에너지를 충분히 보충할 수 있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아침을 거르면 점심 때 과식하기 쉬워 식곤증이 올 수 있으므로 가능한 한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아야 한다. 봄 내음 물신 풍기는 달래무침과 냉이 된장찌개가 한상 가득 차려진 풍성한 식단으로 몸의 생기를 회복해 불청객 춘곤증을 물리쳐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