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수 화백, 베이징서 '한중 일급작가 삼형제전' … "문화교류 힘쓰겠다"
▲ 술잔을 들고 저 꽃을 보라
▲ 천년동안
▲ 이관수 화백
동양화에 대한 자부심과 자존심으로 똘똘 뭉친 한국과 중국의 이(李)씨 작가 3명이 나란히 작품을 내걸고 전시회를 연다. 지난해 중국 공산당 성립 95주년 기념우표 서화 작가 95인 중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된 이관수(사진) 화백이 그 주인공이다.

이 화백은 다음달 24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 일급작가 이가 삼형제전(韓中 一級作家 李家 三兄第展)'에 중국 1급 작가로 인정받는 이지하(李之河), 이웅범(李雄范)과 함께 초대 전시회를 가지게 됐다.

"문화 강세를 보이는 중국 미술계에서, 그것도 최고의 명성을 가진 분들이 전시회를 열자고 한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죠."

이번 전시회는 이 화백이 지난해 중국 기준 1급에 준하는 작가로 인정받은 데다가 국경을 떠나 그림으로 교류하고 스스로의 격을 높여 세계적인 동양화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그는 "마침 세 명 모두 같은 성 씨"라면서 "중국을 대표하는 두 분과 작품이나 작가 생활에 대해 고민을 나누고 격려하며 가까운 관계를 맺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중국에선 '비슷한 수준의 작가가 아니면 2~3인전을 절대 열지 못한다'는 문화계의 묵계가 있어 전시회의 의미가 더 크다. 이지하 작가는 인물화와 현대 산수화의 대가로 꼽혀 공산당 창당에 이름을 올린 바 있고, 조선족 출신 이웅범 작가는 한복입은 미인을 주요 소재로 하며 명성을 얻고 있다.

2016년은 그에게 잊지 못할 추억이자 그의 인생을 바꿔놓은 터닝포인트나 마찬가지다. 그해 7월 중국의 초청을 받아 웨이하이시 경제개발구 시민문화예술센터에서의 순회전을 통해 중국 미술계에 '이관수'라는 이름 석 자를 알렸다.

웨이하이시 미술가협회 최초 외국인 회원이자 웨이하이 명가예술유한회사 첫 전속작가 자격으로 연 전시회이기도 했다.

여기서 그는 입체감 넘치는 '힘 있는 붓 끝'을 통해 동양 특유의 친근감 있는 산수화와 인물화를 그려 중국 미술계를 놀라게 했다.

"그 전시회를 계기로 비중국인으로는 유일하게 95인 중 이름을 올려 우편엽서와 전화카드, 기념우표 세트를 발간하는 영광을 얻었다"며 "사실상 1급 작가로 인정받은 것과 다름없어 더할 나위 없이 기뻤다"고 이 화백은 말했다.

'한중 일급작가 이가 삼형제전'은 한국의 인사동에 비유되는 베이징의 류리창 거리에서 열린다. 그는 "이번 전시회가 한중간 문화 교류는 물론 한국 작가의 중국 진출에도 크게 기여하길 바란다"고 했다.

현재 한국의 사드 배치로 양 나라가 갈등 상황이라 우려도 되지만, 개인 전시회 같은 문화교류에 큰 영향이 없다면 올 하반기 베이징에서 또 한 번의 초대 개인전을 열 계획도 있다.

이 화백은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르겠지만 작품 활동에 최선을 다 할 것"이라면서 "내년부터는 현지에 작업실을 마련해 작품 활동을 이어 나가 한중 문화교류에 이바지 하고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송유진 기자 uzi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