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호·동해항 주민 반발 심각
거첨도, 대형구조물 등 장애
인천 남항의 고질 민원인 석탄·모래부두 이전이 좀체 답을 못찾고 있다. 석탄부두의 동해 이전은 지역 반발이 심해지고 있고, 모래부두 이전 대상지는 인근 대규모 주택지역과 대형 구조물들로 이전 계획이 실현되지 않고 있다.

21일 인천시, 인천지방해양수산청,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인천 남항 석탄·모래부두 이전을 계획했다.

해양수산부는 중국 항동 연안부두 지역 주민들의 오랜 민원 해결을 위해 석탄·모래부두를 2020년까지 이전한다고 발표했다.

제3차 항만기본계획 수정계획(2016~2020년)에는 남항 석탄부두를 각각 묵호항·동해항으로 이전하고, 3개 모래부두는 서구 거첨도로 옮긴다.

석탄부두는 1989년 1월부터 9만1000㎡ 면적에 유연탄과 무연탄의 저장고로 활용되고 있고, 모래부두(9만346㎡)는 인천 앞바다 모래를 퍼올려 국내 건설현장으로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석탄부두 이전은 2023년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전 대상지인 묵호·동해항 주민들이 이전 반대 움직임이 격해지는 상황이다. 기존 시설에 인천 석탄부두 물량을 더하기 때문이다.

시는 "남항 석탄부두 인근에 해수부의 내항 1·8부두 재개발과 국토부 공모 사업인 인천개항장창조도시 개발이 진행 중인만큼 2020년 계획대로 석탄부두 이전은 필요하다"며 지난달 지역 국회의원이 참여한 인천발전협의회에 관련 내용을 건의했다.

인천 중구는 남항 석탄·모래부두 이전 대상지에 노면전차(트램) 설치를 위한 '트램 도입 타당성 조사 용역'을 벌이고 있다. 트램 구간은 인천역~연안부두~석탄부두~인천항이다.

남항 모래부두의 서구 거첨도 이전은 진척되지 않고 있다.

인천해수청은 15일 제4차 인천해양수산발전 고위정책협의회에 남항 모래부두 이전을 건의했다.

인천해수청은 "남항 모래부두로 수송차량이 도심을 통과해 교통혼잡, 비산먼지 발생, 도로파손 등으로 지역 주민들의 민원이 제기되고 있다"며 "수도권 모래수요의 주요 공급원인 만큼 인천시가 이전 대상지 지역주민 설득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인천항의 주요 화물인 모래는 2015년 기준 처리물량 1768만t 중 남항에서 1270만t을 맡고 있다.

남항 모래부두 이전지는 서구 거첨도다.

서구 거첨도 선박수리단지 조성을 시가 추진했지만 환경단체는 물론 서구 청라주민 등이 환경 파괴 등을 문제 삼아 사실상 불발됐다.

모래부두 역시 각종 환경파괴는 물론 교통사고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는 만큼 이전 가능성은 희박하다. 더구나 모래부두를 오가는 준설선과 운반선이 거첨도 인근 영종대교가 가장 큰 장애요소다.

IPA 관계자는 "계획상 2020년 이전까지이지만 복합적인 문제 등으로 석탄부두는 2023년 이후에나 이전 가능할 것 같고 남항 모래부두 이전 최적지가 거첨도 밖에 없지만 지역 주민과 합의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주영 기자 leejy96@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