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대규모 수출계약 잠정보류 … 이달 말까지 현지기업 관찰, 市 '대체시장 진출' 글로벌 쇼핑몰·국내 온라인 판매 홍보 계획
중국의 사드보복이 거세지면서 인천 화장품 공동브랜드 '어울(Oull)'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시는 지난해부터 두차례에 거쳐 체결한 중국과의 대규모 수출 계약이 잠정 보류됐다.

시는 지난해 중국 충칭번성전기기계수출입유한공사와 100만달러(약 11억5000만원) 규모의 어울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어울이 2014년 판매를 시작한 이후 최대 규모였다.

그러나 사드 여파로 공공기관 성격이 강한 충칭번성전기기계수출입유한공사와의 계약 이행은 어렵게 됐다.

올 2월엔 중국 용고투자발전그룹 상해용향신방투자관리유한공사와 5년간 매년 5000만위안(84억원), 총 420억원 규모로 어울 제품을 수출하기로 했다.

당시 기업 측은 매월 700여명을 한국으로 보내 인천 월미도의 어울화장품 전문매장 휴띠끄를 방문하도록 하겠다는 약속도 했었다.

그러나 계약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본수출 계약도 위기에 처했다.

관련 기관들은 예의주시하며 이달 말까지 중국기업 측 입장을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인천시는 중국 사드보복 강화 조치에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대응 중이며 중국 이외에 시장 다변화를 위해 동남아 등지로의 판로 확대에 나섰다.

그러나 중국 대체시장 전략이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는 미지수다.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큰 반면 여타 국가 진출에 대한 반응은 미온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어울 제품의 중국 내 매출액은 20억7100만원으로 전체 매출액 50억2800만원의 41.2%가량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태국 20.9%(10억5000만원)보다 갑절 높고, 알제리 3.0%(1억5200만원), 내몽골 1.4%(7200만원), 싱가포르 0.3%(1700만원)보다 월등한 수준이다.

국내 기념품 판매(23.4%)나 휴띠끄매장(9.8%) 고객도 방한 중국인이 대부분이었지만, 최근 중국인의 한국 관광이 전면 금지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은 전멸한 상태다.

여기에 사드 배치 발표 직후부터 대체시장으로 제시된 태국과 싱가포르 등지는 아직까지 시장 접근 단계에 있으며, 하반기 해외 박람회 역시 참가 여부가 확실시 된 것은 없다.

다만 시는 채널 확대를 위해 4월 중 글로벌쇼핑몰 큐텐 입점을 준비 중이고 국내 온라인 판매 홍보, 시·군·구 유관기관 등 할인 및 특판행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인천경제산업정보테크노파크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지켜봐야 반한 감정을 이어갈 것인지, 아니면 완화될 것인지 알 것 같다"며 "현재로선 대안시장 진출에 초점을 맞추는 한편 중국시장을 지속 관찰하며 관계개선 시 대응체제 구축 및 유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신나영 기자 creamyn@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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