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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 골목 돌며 '실종 할머니' 찾은 경찰

설재현 연수경찰서 경장, 신고 1시간만에 위급 할머니 발견 119 인계

2017년 03월 21일 00:05 화요일
"사람을 구했다는 것 자체가 뿌듯하지요. 경찰로 일하면서 여러 일을 겪고 많은 분을 만나며 인생을 배우는 것 같아요."

지난 18일 오전 9시쯤. 인천 연수경찰서 동춘지구대 소속 설재현(34·사진) 경장은 막 근무교대를 한 참이었다.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가 시작되려는 찰나, 할머니 한 분이 사라졌다는 다급한 신고가 들어왔다.
"요양병원 지하주차장 승강기에서 할머니가 사라졌다는 신고였어요. 한참을 찾아다니다가 결국 못 찾고 저희에게 연락을 하신 거죠."

실종 사건은 신고 접수 직후 빠른 시간 안에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시간이 지체될수록 실종자가 이동할 수 있는 반경도 넓어지기 때문이다. 설 경장은 할머니 사진조차 없는 상황에서 간단한 옷차림을 단서로 확보하고 수색에 나선다. 하지만 병원 근처, 시장, 초등학교, 등산로까지 찾아봐도 할머니를 발견할 순 없었다.

설 경장이 향한 곳은 연수구 폐쇄회로화면(CCTV)을 관리하는 관제센터였다. 급히 협조를 얻어 CCTV를 확인해보니 신고 직전인 9시5분쯤 한 사찰로 이동하는 할머니의 모습을 포착할 수 있었다. 한 걸음에 달려간 곳에서도 할머니를 찾긴 어려웠다. 주민들도 입을 모아 할머니를 못 봤다고 했다.

"더 안 되겠다 싶어서 프로파일링 시스템에 할머니 정보를 입력하자고 생각한 찰나였지요. 음식점 옆에 인적이 드문 골목이 있더라고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들어서다가 할머니를 발견한 거죠."

할머니는 창백한 얼굴로 피투성이가 된 채 바닥에 쓰러져 있었다. 의식은 있었지만 피를 많이 흘린 데다 몸을 떨고 있어 위급한 상황이었다. 설 경장은 근무복 상의 점퍼를 벗어 할머니의 어깨를 덮어드린 뒤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지 1시간 만이었다.

"저도 너무 흥분해서 정확한 위치도 말씀 안 드리고 빨리 와달라고 소리만 친 것 같아요. 할머니를 119 구조대원에게 인계하고 신고자에게 할머니를 찾았다고 통보했어요."

병원 측은 설 경장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넸다. 2014년 8월 발령받아 3년째 근무하고 있다는 설 경장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학창시절 꿈을 30대에 이룬 '늦깎이' 경찰이다.

"경찰관으로서 당연한 일을 했다고 생각해요. 사건을 처리하고 민원인들을 만나면서 인생을 배우고 있어요.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는 경찰이 되겠습니다."

/박진영 기자 erhi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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