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 넓은 연구·경험 … 훗날 모교서 후배 양성 하고파"
유학 안가고 해외대 학위 매력

두 학교서 지도받고 논문 매진

국내 대학과 외국 대학이 운용하는 복수학위과정의 첫 이학박사가 탄생했다.

인천대와 인천글로벌캠퍼스 겐트대학교에서 각각 생명과학과 분자생명공학을 연구한 박지혜(28·사진) 씨다.

박 씨는 지난달 열린 2017학년도 전기 학위 수여식에서 두 대학이 운영하는 이학박사 학위를 동시 수여했다.

그는 2010년 인천대와 겐트대간 교수·학생 교류와 복수학위 수여 협약 이후 양교 지도교수의 적극적인 추진으로 복수학위를 이수했다. 외국으로 유학을 가지 않고도 해외 대학의 박사 학위를 딸 수 있다는 장점은 복수학위의 큰 매력으로 다가왔다.

모교인 인천대에서 수생식물의 생리적인 특성과 수질오염을 심도있게 연구하고자 대학원에 진학한 그는 생물의 형태적·생리생태적인 특성과 매커니즘을 연구하기 위해 겐트대 식물 분자매커니즘 연구 교수에게 지도를 받기로 했다.

그러나 복수학위과정에는 적잖은 어려움이 따랐다.

심사기준에 충족되기 위해선 인천대와 겐트대 본교에 박사과정을 등록하고, 최소 6개월 이상 양교 지도교수의 연구실에 머물며 지도를 받아야 했다.

아울러 연구실적물로 SCI(과학기술논문 인용색인)저널에 최소 3편 이상을 의무적으로 출판해야 한다.

그는 "두 학교에서 인정하는 학위논문심사를 영어로 통과하고, 특히 겐트대 제출 논문에는 네덜란드어로 된 초록이 추가돼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하루 12시간 이상 논문에 매진해야 했다"고 당시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나 꾸준한 노력의 결과 학위심사 통과는 물론 지난해 말에는 전국 수생태 연구분야 논문대회에서 최우수상(환경부 장관상)을 받는 결과를 얻었다.

박 씨는 제초제가 수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좀개구리밥을 이용해 실험하고, 수질관리에 적합한 생물학적 평가방법을 제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는 "이 시험방법을 이용해 최근 Environmental Pollution 저널에 논문을 게재했으며 국제표준기구인 ISO에 신규기술로 제안해 국내 생태독성기술을 국제표준화 하기 위해 추진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현재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에너지에 큰 관심을 갖고 연구 중이다.

이번 학기 3개 대학에서 강의를 진행하고, 가을엔 영국이나 벨기에 대학으로 박사 후 과정을 떠나 수생태분야 연구 계획도 갖고 있다.

박 씨는 "앞으로도 인천대와 겐트대가 학문 기술 교류 활성화를 이루고, 각 분야에 열정을 갖는 학생들에게도 다양한 기회가 주어지길 기대한다"며 "폭넓은 연구활동과 경험을 통해 향후 모교에서 후배를 양성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신나영 기자 creamyn@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