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으로 세상을 다스린다>
▲ 최상화

경기 새천년을 앞두고 경기도립국악단이 '경기 새천년 국악프로젝트 - 경기 역사 천년, 경기 국악 천년'을 선보인다.

경기도립국악단은 올해 천년의 역사를 테마로 관현악·민요·타악·사물놀이를 아우르는 다양한 경기 새천년 국악 공연들을 준비했다고 16일 밝혔다.

그 첫 걸음으로 국악단의 음악 역량강화를 위한 '치세지음'(治世知音) 프로젝트를 올해도 지속적으로 추진한다.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시행되는 올해 치세지음 프로젝트의 본질적 목적은 음악적 역량강화다. 전통악기의 한계점을 인정하고, 악기 개량을 통하여 음역대와 전자음량을 확대하고자 하는 것이다.

치세지음 프로젝트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국악의 음악적 한계를 극복하고 국악기를 보편악기로 성장시킴은 물론, 나아가 국악을 세계 속에 우뚝 선 보편음악으로 자리 잡겠다는 것이 목표다.

더불어 정기 기획공연 등 다양한 신작발표도 준비했다. 22일 선보이는 '봄의 관현악'은 전국도립국악관현악축제로 경기도립국악단을 비롯하여 강원도립국악관현악단, 경상북도립국악단, 전라남도립국악단, 전라북도립국악단, 천안시충남국악관현악단 등 6개 단체의 국악연주자 100여명이 함께한다. 각 지역을 대표하는 도립국악관현악단을 한자리에 모아 각각의 주요 레퍼토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5월27일 열리는 '아시아가요제-LOVE ASIA'도 눈길을 끈다.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몽골, 북한 등 아시아 국가들이 참여한다.

이밖에도 경기도립국악단이 심혈을 기울여 선정한 작품은 음악극 '깜놀콩쥐 멘붕악단'(7월15일), '청소년음악회'(8월13일), '곰돌이의 여행'(9월5∼9일), 차세대 국악인재 발굴 프로젝트 '명인을 꿈꾸다'(11월10일) 등도 준비했다.

국악단 관계자는 "아직도 서양 오케스트라 음악에 비해 국악이 저평가되는 면이 있다"며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들이 국악이 지루하다는 편견을 버리고, 오히려 재미있고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장르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남창섭 기자 csnam@incheonilbo.com


최상화 단장 겸 예술감독 "더 늦기 전에 국악혁신 시작"

"국악은 아직 음악으로 자리 잡지 못했다. 아직 대중들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보통음악이 아니다"
자칫 국악비하발언으로 들릴 수도 있는 발언을 자신 있게 쏟아내는 국악인이 있다. 최상화(사진) 경기도립국악단 단장 겸 예술 감독이 그 주인공이다.

자신도 대금을 연주하며 한평생 국악인의 길을 걸어왔지만 그의 발언은 파격적이다.

"국악이 음정·박자를 제대로 낼 수 있는지, 대중들과 소통이 가능한지, 시대에 맞게 변하고 있는지 등 세 가지를 따져보면 국악의 비참한 현실을 알 수 있다"면서 "더 늦기 전에 국악의 혁신을 시작해야 한다는 생각에 작년부터 '치세지음'(治世知音)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 단장은 작년 1월 초 1000페이지에 달하는 국악 교본악보를 단원들에게 전격 발표했다. 그동안 구전이나 수준 낮은 악보들로 국악 오케스트라를 할 수 없다는 생각에 1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혁신을 시작한 것이다.

작년 11월 서양 교향악을 실험삼아 연주했을 때는 단원들이 힘들어서 엉엉 울었지만 관객을 평가는 대만족이었다. 큰 자심감을 얻는 순간이었다.

이젠 기술적인 면은 상당 수준에 올라왔다고 자부하는 최 단장은 국악기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악기개량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실제 국악기에 가장 소리가 큰 태평소의 경우 음 간격이 넓어 모든 음을 낼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최 단장은 "이젠 대중가요 정도는 충분히 연주할 수 있고, 어려운 서양교향악도 악기 개량만 좀 더 이뤄지면 가능할 것 같다"면서 "국악오케스트라의 완전한 모습을 조만간 보여주고 싶다"며 환하게 웃는다.

/남창섭 기자 csnam@incheon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