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을 요하는 환자의 이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시간이다. 응급처치를 적기에 하면 생명을 살릴 수도 있으나 때를 놓치면 위험한 상황에 처하게 된다. 이른바 골든타임이다. 병원과의 거리가 멀어 물리적으로 도저히 골든타임에 맞출 수 없는 지역이 도내에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화성시 일부지역과 가평, 연천, 양평, 동두천, 여주시 등이 이에 해당한다.

화성출신의 이은주 도의원은 지난 16일 도정질문을 통해 화성 서부지역에 있던 동수원 남양병원이 폐원한 이후 응급을 요하는 주민들의 원거리 이송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이 지역 주민들은 대학병원 응급실에 가기 위해서는 평균 32.5㎞를 가야 한다. 시간상으로는 40분이 소요된다. 응급의료 취약지는 본래 권역응급의료센터에 1시간 이내, 지역응급의료센터에는 30분 이내에 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화성소방서가 추산한 통계를 보면 2016년 화성 지역 구급출동 건수는 2만8077회에 이송인원은 1만7791명으로 1일 평균 77건에 49명을 이송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형별로는 질병이 50.8%, 연령별로는 50대가 2950(15.9%)으로 가장 많았다. 단순 계산으로 매일 50여 명의 응급환자가 발생하고, 이들이 모두 촌각을 다투는 이송과정에서 사투를 벌여야 한다는 뜻이다. 화성서부지역은 대표적인 도농복합도시로 거센 개발압력에 내몰리면서 가파른 인구증가 등 환경변화가 심한 곳이다. 의료수요 증가가 높아지면 질수록 여건은 더욱 악화될 것이란 전망이 가능하다. 앞서 열거한 가평, 연천, 동두천, 양평, 여주 등 대부분의 도·농복합시들의 경우가 모두 비슷한 처지다. 화성시의 도시화 속도가 더욱 빠르고 수원 등 도심접근이 용이한 곳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나머지 도시들의 상황은 오히려 더하면 더했지 덜하다고는 보기 어렵다.

50대가 가장 많다는 응급환자의 비율도 예사롭게 보아 넘길 일은 아니다. 50대는 교육비 등 집중되는 가계 수요를 감당해야 하는 시기이다. 50대 가장의 부재는 한 가정의 파탄을 의미한다. 점차 늘어나는 인간의 수명을 따져 봐도 50대는 한창 나이다. 어느 모로 보나 사람을 보호하는 응급체계로부터 소외되는 지역이 있어서는 곤란하다. 도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