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개념의 미술관 의미없어기발한 아이디어로 변화줘야OCI 부지는 역사적 의미있어
▲ 백승국 인하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 이종우 인천시 문화예술과 뮤지엄파크 팀장
▲ 김상열 인천시립박물관 전시교육부장
▲ 최병국 인천문화재단 아트플랫폼 관장
▲ 인천일보와 인천시립박물관이 공동 주최한 '인천뮤지엄파크 조성 관련 좌담회'가 지난 15일 인천시립박물관에서 열렸다. (사진 오른쪽부터 시계방향) 김상열 인천시립박물관 전시교육부장, 백승국 인하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최병국 인천문화재단 아트플랫폼 관장, 이종우 인천시 문화예술과 뮤지엄 파크팀장, 이동화 인천일보 문화부 부국장.
<패널>
 -백승국 인하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이종우 인천시 문화예술과 뮤지엄파크 팀장
 -김상열 시립박물관 전시교육부장
 -최병국 인천문화재단 아트플랫폼 관장

<사회>
 -이동화 인천일보 문화부 부국장


300만 도시, 인천에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유일하게 시립미술관이 없다. 그동안 인천시민들은 문화예술향유의 권리를 누리지 못했다. '문화불모지 인천'이라는 부끄러운 현실마저 무뎌졌다. 지난해 10월 인천시가 인천 '문화주권'의 일환으로 인천뮤지엄파크 조성 계획을 발표하면서, 인천시민과 지역문화예술계의 오랜 숙원사업을 올해부터 본격 추진한다. 인천일보와 인천시립박물관은 지난 15일 시립박물관에서 '인천뮤지엄 파크 조성 관련 좌담회'를 열었다. 이날 좌담회는 인천문화예술계 인사 4명이 패널로 참석해 '인천뮤지엄 파크를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하는지'를 고민하고, 이를 위한 논의의 물꼬를 튼 자리였다. '인천뮤지엄파크 조성의 의의와 전망'을 짚어 본 이날 좌담 내용을 요약 정리한다.

△이동화 부국장=인천시민·지역 문화예술인이 인천뮤지엄파크 조성사업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인천시가 개항 이후 처음으로 전폭적인 예산을 투입해 문화거점을 만드는 사업이다. 현재보다는 다음 세대를 위한 교육의 장이어야 겠다. 늦게 시작했지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다양한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명품시설로 만들었으면 한다.

△김상열 부장=인천광역시립박물관은 1946년 국내 최초의 공립박물관이지만 공간적으로 많은 제약을 받고 있으며, 박물관 기능을 하기에는 협소하다. 확장 이전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최병국 관장=인천시립미술관은 1980년대부터 건립 문제가 제기됐으나 그 동안은 구호에 그쳤다. 미술관에 대한 열망은 있었으나 진척이 없었다. 뮤지엄파크로 인해 드디어 가시화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백승국 교수=펀딩의 문제, 즉 사업비의 일부를 국비로 충당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타당성이 이어야 한다. 시민들에게 뮤지엄파크에 대한 공감대를 어떻게 형성할 것인가. 그런 점에서 여론을 만들어내고 고민해야 한다. 인천의 도시 브랜딩 문제로서 계속 이슈화해야 한다.

△이종우 팀장=그동안 인천은 경제적인 문제에 집중하다보니, 시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는데 부족했다. 부지 등에 대한 논의가 급진전된 것은 그동안의 고민이 결실을 맺은 결과다. 실무자로서 현재는 포괄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예비타당성 조사와 주민의견 수렴에 집중하고 있다.

△백승국 교수=국비를 어떻게 확보할 것이며, 뮤지엄파크 조성을 어떻게 담론화하고 홍보할 것인가에 대한 두 가지 논의가 있어야 겠다. 국비를 확보하려면, 뮤지엄파크가 문화산업과의 융합을 통해 일자리 창출과 국부창출이라는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득력 있는 논리체계를 갖춰야 한다. 그리고 나서 공간에 대한 콘텐츠를 논의해야 할 것이다.

△이종우 팀장=박물관과 미술관, 문화시설을 어떻게 융합시킬 수 있을 것인가에 예비타당성 용역 논의를 집중하고 있다. 민간자본의 활용 및 산업시설 쪽으로 가면 기재부 지원의 여지가 있다.예타 통과를 목표로 용역을 준비하겠다.

△백승국 교수=국립세계문자박물관도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하기 어려웠다. 이유는 문화상품, 문화콘텐츠로서 타당성의 근거기준이 명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어떻게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이종우 팀장=정책수요에 대한 압박은 시민들로부터 나온다. 인천에 미술관이 필요하다는 민심이 있다면, 충분히 예비타당성 조사를 수월하게 갈 수 있다. 경제성 측면보다 인천의 (문화시설에 대한) 소외도, 주민들의 불만, 이런 부분이 크게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백승국 교수=시대가 바뀌었다. 4차 산업과 연결해서 디지털이나 VR이 들어오고 인공지능이나 콘텐츠를 개발해, 기존의 관광모델이 아닌 스마트 투어로 연결해야 한다. 뮤지엄 공간에만 머물지 말고 송도와 벨트화 해서 바이오 테크놀러지 및 문자박물관과도 연결해야 한다.

△최병국 관장=디지털 영상과 기발한 아이디어로 부족한 콘텐츠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의 변화가 있어야 하고 그런 내용을 설계용역에 넣어야 한다. 옛날 같은 개념의 미술관으로는 안된다. 미술관의 성격이 현대의 흐름에 맞아떨어져야 한다.

△김상열 부장=인천의 산업사에서 한진그룹 다음으로 오래된 기업인 OCI(동양제철화학)가 부지를 제공하고, 그 산업시설을 활용한다 점에서 뮤지엄파크 조성은 도시재생과도 연결될 수 있다. 뮤지엄파크는 시민이 중심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그곳에 가면 하루를 놀 수 있게끔 AR, VR 뿐만 아니라 4차 산업과 연계하는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이종우 팀장=뮤지엄파크라는 명칭에 대해서 굳이 쓴다면 뮤지엄스퀘어가 맞지 않느냐 하는 의견이 있었다. 그런 부분도 앞으로 세밀화해 나가겠다. 최근 경인고속도로를 일반도로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발표했는데, 이런 공간을 연계해서 문화벨트화하는 방안도 강구하겠다.

△백승국 교수=전체적인 콘셉트의 키워드를 가져가야 한다. 실버세대와 젊은 사람들, 그 중에서도 헬스케어가 중요하다. 국민의 행복에 대한 것은 무시 못하는 키워드이고, 미술은 힐링과 테라피의 효과가 크다. 4차 산업인 헬스케어와 힐링이라는 개념과 연결해야 한다.

△이종우 팀장=4월달에 예비타당성 용역을 발주한다. 뮤지엄파크가 문화시설이면서 하나의 산업시설이라는 점에 부각시켜서 미술관 하나 짓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려주고 싶다. 이제는 작품만 걸어 놓고 구경하는 시대는 끝났다. 젊은 층들이 수시로 와서 커피를 마시고 놀 수 있는 일본의 가나자와 미술관처럼 개방적인 열린 공간으로 교육·연구·놀이가 가능한 소통과 체험의 미술관이었으면 한다.

△최병국 관장=뮤지엄 파크가 조성될 때까지 현재의 공장 건물을 활용하는 방안으로 인도의 아트 캠프처럼 세계의 작가를 모아 단기간에 작품을 만들어 그 작품을 소장할 수 있는 아트 캠프 같은 것을 열면 어떨까 싶다.

△이종우 팀장=차근차근 준비하겠다. 시민들이 준공일자에 매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소장품 없는 미술관을 짓느냐는 우려를 불식시키겠다. 본격적인 추진단계에서는 전문인력을 조기 투입하겠다.

△김상열 부장=네이밍은 정체성을 반영한다. 결론은 어떤 네이밍을 갖느냐. 그 정체성과 네이밍을 통해 중앙정부를 설득해야 국비를 확보할 수 있다. 박물관은 역사 속에 정체성을 규명하는데 집중하고, 미술관은 포괄적으로 미래를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것들이 문화산업시설에 같이 연계돼 유기적으로 흘러가야 한다.
인천이 평화를 지향하고 이주민의 도시, 기회의 도시다. 항만과 공항을 가지고 있는 개방적이고 포용성을 갖고 있는 도시다. 그런 것을 녹여가나는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이종우 팀장=하나의 틀 안에서 박물관과 미술관, 문화산업을 모두 융합하고 개념 지워서 정체성을 확보토록 연결시키는 것이 쉽지 않은 작업이 될 것 같다.

△백승국 교수=미술관과 박물관의 공통분모를 보면, 시대적인 흐름에서 경주와 같은 다른 지역의 유물을 따라갈 수 없다.
뮤지엄 파크는 오늘날의 소비자, 주민들이 같은 호흡하고 공감할 수 있는 아이템을 콘텐츠로 구성해야 한다. 앞으로 디지털 미술이나 4차 기술이 들어와서 '박물관과 미술관이 이렇게 간다' 이런 논리를 만들어야 한다. 통시적인 관점이 아닌 공시적인 관점이 필요하다.

△최병국 관장=(역사적으로 굴곡이 있었던) OCI 부지에 미술관이 생긴다는 것은 지역사회에 던지는 메시지가 크다. 좋은 미술관, 멋진 미술관, 사람들이 즐거운 미술관이 만들어질 때까지 협력해서 의견을 모아야 한다.

△백승국 교수=전략적인 접근과 선택을 어떻게 할 것인가. 비전과 목표가 세워져 어떤 선택들이 인천 미래발전에 기여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시비만 가지고 어렵고 그런 차원에서 본다면 학교나 기관, 산업 전부 모여서 머리를 맞대고 끊임없이 토론이나 여론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김상열 부장=인천이 문화볼모지라는 말을 들었는데, 이제 큰 전환점을 맞았다. 앞으로 시민들이 참여하고 공론화해서 (이런 이슈를) 이끌어내야 하고 시민 전문가 그룹과 언론이 융화돼야 한다.

△이종우 팀장=뮤지엄파크의 부지는 도시개발 변경에 따른 이익 환수 차원에서 기부한 것이다. 기존의 미술관이나 박물관같은 개념이 아니라 모든 것을 아우르는 문화시설을 조성한다는 차원에서 최선을 다해 추진하겠다.

△이동화 부국장=앞으로 인천지역 문화예술계가 지속적으로 활발한 논의를 통해 시민이 원하고 즐길수 있고, 인천을 상징하는 명품 뮤지엄파크를 조성했으면 한다.

/글 이동화 기자 itimes2@incheonilbo.com
/사진 양진수 기자 photosmith@incheonilbo.com


인천뮤지엄파크는

지난해 10월 유정복 인천시장이 선언한 '인천 문화주권'의 일환으로 남구 학익동 5만809㎡ 부지에 조성되는 복합문화공간 건립사업이다.
시는 이곳에 시립미술관과 시립박물관뿐만 아니라 화랑과 서점, 영화관, AR·VR 등 문화산업시설까지 집약시켜서 인천의 문화거점으로 자리매김토록 할 계획이다. 2022년까지 7년 동안 시비와 국비, 민관합동개발(BOT/BTL) 등 사업비 2853여억원을 투입한다.
뮤지엄파크가 들어서는 부지는 OCI(동양제철화학)가 사회공헌 차원에서 공장부지를 기부체납한 땅이다.
시는 지난해 10월 인천뮤지엄파크 조성 계획을 확정하고, 문화관광국장을 팀장으로 7명의 TF팀을 구성했다.
이어 11월 시는 OCI와 용현·학익1블럭 도시개발사업 사회공헌 협약을 체결했다.
12월에는 미술관건립추진위원회 설치 및 운영조례를 제정, 본격적인 사업 추진 준비를 마쳤다.
/이동화 기자 itimes2@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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