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논란이 돼왔던 인천신항 1단계 배후단지 매립토 부족이 사실로 확인됐다.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15일 인천시청에서 열린 제4차 인천해양수산발전 고위정책협의회에서 "신항 1단계 배후단지 매립토가 부족한 만큼 도움이 절실하다"며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했다. 그간의 논란을 시인한 셈이다. 인천해수청은 인천경제청이 11-1공구를 매립하며 항로 증심 준설토 355만㎥를 먼저 빼쓰는 바람에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이 같은 현상이 초래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7년 발주, 2020년 1단계 배후단지 조성은 어렵다"고 전제한 뒤 "배후단지를 쪼개 연차별로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항만이 제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여러 요소가 필요하다. 그 중에서도 배후단지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최근들어 항만이 단순한 화물의 출입창구에서 종합물류의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는 측면에서 더욱 그렇다. 인천신항은 향후 인천의 미래를 책임진다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중요한 시설이다. 당초 2015년 6월 선광컨테이너터미널의 부분 개장을 앞두고 운영사와 관련 기관사이에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던 것도 이 때문이다. 운영사 측은 배후 인프라가 없는 허허벌판에 부두만 가동하는 것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개장을 강력히 반대했었다. 인천내항의 화물 상당량이 인근 평택항으로 옮겨간 것도 평택항의 풍부한 배후부지가 큰 몫을 했다.

자, 일은 벌어졌다. 다급해진 인천해수청은 시와 항만공사에 SOS를 쳤다. 육상 건설현장의 사토든, 새로운 준설토든 시 차원에서 조속히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터미널을 개장한 업체들의 어려움도 어려움이거니와 자칫 대외신인도 하락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컨테이너터미널에는 세계 각국의 선박이 드나든다. 최첨단 시설과 서비스를 갖춰 놓고 5대양을 누비는 컨테이너선들을 애타게 손짓하는 항만은 부지기수다. 언제든지 기수를 돌릴 수 있다는 말이다. 중차대한 상황 앞에 인천시와 인천항만공사, 인천해수청 세 기관의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책임소재는 나중에 따질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