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홍씨, 파충류·조류 등 보고 만질 수 있는 '애니멀 스토리' 운영
"동물과 이야기를 통해 소통할 수는 없지만 눈을 보면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동물들의 눈을 가만히 마주 들여다보면 항상 사랑이 가득하기 때문입니다."

용인시 처인구 남사면 봉명리에서 '애니멀 스토리'를 운영하고 있는 유진홍(58·사진)씨.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는 유씨의 집 앞마당에는 사슴과 어우러져 토끼가 뛰놀고 곳곳에 여러 종류의 파충류, 조류, 동물들도 보인다.

집안에는 수많은 나비표본과 함께 진기한 물고기, 곤충, 야생조류, 동물 등도 박제로 보관돼 있다.
신나는 이동 동물원이라고 별명 붙은 유씨의 애니멀 스토리는 다양한 종류의 곤충이나 동물을 직접 보고 만질 수 있는 체험학습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15년여전부터 나비를 비롯한 곤충을 수집하며 전국을 누볐고 외국산은 구입해서 보관하다보니 지금은 500여종의 표본을 간직하게 됐다. 얼마 전에는 용인시농업기술센터 표본전시장도 꾸몄다. 움직이는 동물을 함께 체험하게 하고 유치원, 어린이집, 초등학교 저학년 등 아이들에게 동물과의 교감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원장이나 학교장의 재량에 따라 직접 방문해 동물 체험수업을 진행한다.

아이들을 위해 동물의 종류를 늘리다보니 이젠 파충류, 동물 등 40여종이 나비, 곤충 등과 함께 아이들을 반긴다. 체험활동 수준을 넘어 체험수업이란 말이 어울릴 정도다.

유 작가는 "동물을 대할 때 처음엔 찌르고 때리던 아이들도 만나는 횟수가 거듭될수록 쓰다듬고 안아주게 됐다"며 "동물들은 말이 통하진 않지만 아이들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길러주고 마음을 유하게 만들어줬다"고 말했다.
또 30여 그루 황병나무를 심고 호랑나비 및 잠자리 생태현장도 만들었다. 고인물이나 논에서 잠자리 애벌레를 떠와서 집의 어항으로 옮긴다. 알까지는 아니지만 애벌레가 성충이 되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유 씨는 "아이들이 동물들과 접촉하면서 성품이 온화해지는 것은 말이 통하지는 않지만 동물이 은근과 끈기로 매개역할을 잘 했기 때문"이라며 "학교 등 울타리 안에 사육장을 만들고 아이들이 동물을 직접 키우도록 배려한다면 학대, 왕따란 말 대신 협동과 배려라는 말이 더욱 많이 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용인=허찬회 기자 hurch01@incheonilbo.com